4월 3.7% 이후 최대 폭 상승
사과 30.5%·복숭아 23.8%↑
국제유가 시차 반영도 한 몫
당국 “10월 이후 다시 안정화”
통계청이 5일 발표한 ‘2023년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4% 상승했다. 올해 4월 3.7%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7월 상승률(2.3%)과 비교해서 8월 물가상승률은 1.1%포인트 올랐는데, 이는 2000년 9월(1.1%포인트)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5일 서울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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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별로 보면 호우·폭염 등의 영향으로 농산물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5.4% 올라 전체 물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7월 상승률(0.3%)보다 5.1%포인트 올랐다. 특히 과실 물가가 1년 전보다 13.1% 상승했는데, 사과(30.5%)와 복숭아(23.8%) 등의 오름폭이 컸다.
석유류는 7월 중순부터 국제유가 오름세가 반영되고 있다. 석유류는 전년 동월보다 11% 하락했는데, 7월(-25.9%)보다 하락폭이 축소됐다. 전월과 비교해서는 8.1% 올랐다. 박창현 한국은행 물가동향팀장은 “작년 상반기에 국제유가가 크게 올라 올해 상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떨어졌지만, 지난해 8월에는 석유류 가격이 급락하면서 올해 8월 반대 방향의 기저효과로 (물가가) 다시 올라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식 등 개인서비스 물가 상승세는 둔화 기조를 이어갔다. 개인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4.3%를 기록했는데, 이는 2022년 2월(4.3%) 이후 1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경제협력개발기구 방식)는 7월과 동일하게 3.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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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호우·폭염 영향으로 상승했던 농산물 가격이 기상 여건이 개선되면서 점차 안정화되고 있다”며 “전반적인 물가 둔화 흐름은 유지되고 있으며 일시적 요인들이 완화되면서 10월 이후부터는 물가가 다시 안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김웅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 상황 점검 회의’를 연 뒤 “8월 경제전망 당시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최근 석유류·농산물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상승 폭이 다소 커진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세종=이희경 기자, 이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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