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은행 개인대출 창구.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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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장애 시 대출금이 가족 등에게 상속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신용생명보험 가입자가 늘고 있다. 보험사들은 신용생명보험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관련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출 비교·중개 플랫폼 핀다와 BNP파리바 카디프생명이 함께 만든 신용생명보험 ‘대출상속안전장치’는 2020년 12월 출시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 가입자 수 5만3000명을 넘겼다. 올해 상반기 가입자 수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6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누적 가입금액은 8600억원 수준이다. 핀다 외 다른 채널을 통해 판매된 것까지 고려하면, 가입자 수와 가입금액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용생명보험이 최근 인기를 끌면서 다른 보험사도 잇따라 관련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2017년 9월 신용생명보험 판매를 중단했던 매트라이프생명은 지난해 6월부터 다시 같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KB라이프생명(옛 KB생명)은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신용생명보험을 출시했다.
매트라이프생명 관계자는 “2017년에는 신용보험 상품에 대한 인지도가 높지 않아 부득이하게 판매를 중단했다”며 “최근 신용생명보험이 빚의 대물림을 막는 보장책으로 그 필요성이 점점 부각되고 있어 다시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용생명보험은 대출을 받은 사람이 사망하거나 불의의 사고 등으로 대출금을 갚지 못할 때 보험금으로 대출금액을 상환하는 상품이다. 대출자는 빚이 가족 등에게 떠넘겨지는 상황을 피할 수 있고, 은행은 대출 회수 리스크를 줄일 수 있어 모두에게 ‘윈윈’(Win-Win)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러스트=손민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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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인지도가 떨어져 시장에서는 외면을 받아왔다. 금융소비자보호법상 은행 대출 창구에서 신용생명보험 가입 권유가 불가능하다는 점도 시장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신용생명보험 존재 자체를 몰라 가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는 것이다. KB라이프생명이 2021년 전국 25~52세 남녀 6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신용생명보험을 모른다’는 응답은 77.5%에 달했다.
보험업계는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면 신용생명보험이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749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가계부채와 고금리 시대에선 대출 상속을 막아주는 신용생명보험이 필수가 된다는 것이다. 일본은 이미 주택담보대출 과정에서 의무적으로 신용생명보험을 들도록 하고 있다. 일본의 단체신용생명보험 보유계약 금액 규모는 2012년 170조6000억엔에서 2018년 189조5000억엔으로 증가했다.
핀다 관계자는 “선진국에서는 제도적으로 이미 자리를 잡은 상태다”라며 “고금리 시대에 신용생명보험이 대출 미상환과 빚의 대물림 충격을 줄여주는 등 가계 부담을 덜어준다는 점에서 꾸준히 수요가 늘고 있다”고 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해외의 경우 신용생명보험이 별도 상품으로 진화했다”며 “현재는 첫 단추를 끼우는 수준이지만, 개념이 확산되면 시장 저변이 넓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학준 기자(hakj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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