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배구대표팀이 3일 태국 나콘라차시마에서 열린 2023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 8강 라운드 E조 태국과 경기를 펼치고 있다. 한국은 태국에 0-3(20-25, 22-25, 23-25)으로 완패했다. 아시아배구연맹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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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2년 전 올림픽 4강 신화를 이뤘던 한국 여자 배구대표팀이 아시아 4강에도 들지 못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대표팀은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선수권 4강 진출에 실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잘레스 감독이 이끄는 배구대표팀은 3일 태국 나콘라차시마에서 열린 2023 아시아배구선수권 8강 라운드 E조 태국과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0-3(25-25 22-25 23-25)으로 완패했다. 한국은 지난 6월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도 태국에 한 세트도 따지 못하고 패배한 바 있다.
이어 열린 E조 두 번째 경기에선 한국을 꺾었던 베트남이 호주를 상대로 세트 스코어 3-0(25-15 25-15 25-21)으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은 호주와 함께 5-8위전 강등이 확정됐다.
한국은 C조 예선에서 2위(2승 1패)로 8강 라운드에 진출했다. E조에서는 예선에서 한국을 꺾은 베트남과 A조 1위 태국이 1승으로 8라운드를 시작했고, 한국과 호주는 1패를 안고 경기에 나섰다. 결국 한국과 호주는 2패로 4강 진출이 좌절됐고 태국과 베트남이 2승을 챙겨 4강에 나서게 됐다. 8강 라운드 F조에선 중국과 일본이 2승을 거둬 4강에 올라갔다.
한국은 1975년 아시아선수권에 처음 참가한 이래 우승은 한 번도 하지 못했지만 20회 연속 4강에 진출해 왔다. 준우승은 7회 했으며 3위 10회, 4위 5회를 했다. 그러나 여자 배구대표팀은 국제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기력으로 한 수 아래 베트남에 이어 태국에 일격을 당하면서 아시아 4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
한국의 경기 결과는 어느 정도 예상됐다. 리시브 불안이 이어지더니 수비에서도 밀렸다. 집중력을 잃다 보니 잦은 공격 범실도 발목을 잡았고, 태국의 빠른 속공과 오픈 공격 등에 전위를 상실했다.
한국은 VNL에서 2년 연속 전패하며 악몽을 이어가고 있다. 김연경(흥국생명) 양효진(현대건설) 등 베테랑 선수들이 도쿄올림픽에서 4강 신화를 이룬 뒤 모두 대표팀을 떠나면서 여자 배구는 그야말로 암흑기에 내몰렸다. 이번 대회에서 "4강 진출"이라는 목표는 허망한 꿈이었음이 증명된 셈이다.
여자 배구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통해 VNL 참패 등을 회복하고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내년 파리올림픽을 위해 전열을 갖추는 기회로 삼고자 했다. 큰 국제무대를 앞두고 사실상 마지막 기회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졸전을 거듭하더니 4강 진출 실패라는 불명예를 안았고, 이러한 전력으로는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권 티켓은 물론 아시안게임 메달권도 힘들다는 평가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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