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 교육비, 치열한 경쟁 등 사회구조적 문제 걸림돌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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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작년 한국의 합계 출산율이 0.78명으로 나타난 가운데,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한국의 초저출산 문제를 조명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WSJ은 ‘부모에게 현금을 지급해도 세계 최저인 출산율은 더욱 하락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정부가 젊은이들의 결혼과 출산을 위해 2006년 이후 2100억달러(약 280조원)를 쏟아부었지만 여전히 아이 낳기를 꺼리고 있다고 짚었다.
WSJ은 취업난, 경력 단절, 높은 교육비, 치열한 경쟁 같은 사회 구조적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단순히 양육 비용을 덜어주는 것만으로 저출산 문제를 풀기 어렵다는 것이다. WSJ는 “출산율이 떨어지는 선진국들 가운데서도 한국은 이상치를 보이고 있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인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고 지적했다.
WSJ는 또 전후 호황기 1970년대에 4.5명으로 정점에 달했던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낮아진 데에는 안정적인 일자리 부족과 서울 집값 폭급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한국 인구의 5분의 1이 사는 서울은 출산율이 0.59로 한국 주요 도시 가운데 가장 낮다고도 전했다.
최슬기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선거철마다 정치인들은 출산율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거대한 대책을 발표하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사람들이 삶에 대한 관점을 바꾸게 하는 유인 동기로서 현금은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상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젊은 세대는 끊임없이 계속되는 경쟁을 두려워한다”며 “이들 입장에선 아이를 갖지 않는 것은 불행을 대물림할 위험을 본질적으로 낮추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달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22년 출생아 수는 24만9000명으로 전년보다 1만1000명(4.4%) 감소했다.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도 0.78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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