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 단식 중인 이재명 대표에 1일 전화
"尹 정부 폭주로 제1야당 대표 단식하는 상황 염려"
국민의힘 "몰염치에 몰염치 더했다" 비판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오후 3시경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의 전화 통화가 있었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걱정이 되기도 하고, 마음으로 응원을 보내고 싶어 전화를 드렸다"며 "윤석열 정부의 폭주가 너무 심해 제1야당 대표가 단식하는 상황이 염려스럽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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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은 이 같은 통화 내용을 전하며 "문 전 대통령이 민주당 원로로서 윤 정부 폭주 등(으로 인해) 제1야당 대표가 단식에 이르는 상황을 대단히 안타까워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이 대표가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우려의 말도 있었다"고 했다.
이에 이 대표는 "걱정 끼쳐서 죄송하다. 전화주셔서 감사하다. 잘 견뎌내겠다"며 "더 이상 선택할 다른 방법이 없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정권의 폭주와 퇴행이 너무나 심해서 최소한의 질서조차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라며 "모든 것을 파괴하고 있고, 국민을 상대로 전쟁을 하는 형국이니 국민을 보고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날 통화는 4~5분간 이어졌다. 권 수석대변인은 "두 분 다 민주당을 대표하고, 대표하셨던 큰 정치인"이라며 "두 분이 현 정부에 대한 어려움과 걱정스러움을 공감하고, (문 전 대통령이) 이 대표의 단식에 대해 걱정하는 게 우리 당원과 지지자, 국민들에게 희망이 돼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논평을 내고 "문 전 대통령이 방탄 단식쇼에 부채질하고 나섰다. 몰염치에 몰염치를 더했다"고 맹비난했다.
이날 황규환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잊히고 싶다' 하고선 온갖 현안에 일일이 대응하며 잊히지 않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하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 급기야 자신의 방탄을 위해 단식쇼에 나선 이재명 대표까지 응원하고 나섰다"면서 "전임 대통령이자 제1야당의 어른이 당 대표의 황당한 꼼수에 쓴소리는 못 할망정 되레 부채질이나 하고있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또한 "단식을 이렇게 희화화, 사유화하는 이 대표를 두고도 침묵하고 또 응원하는 민주당의 행태는 그저 586으로 대표되는 민주화 세대가 구태로 변질되었음을 보여줄 뿐"이라면서 "아무리 이 대표의 방탄쇼에 힘을 싣는다 한들, 정기국회 첫날부터 국민을 내팽개친 무책임이 사라지지도 않을뿐더러, 5년 내내 무능과 실정을 가져다준 문(文) 정권과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을 향한 분노만 거세질 것"이라고 질타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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