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중대재해법 위반 1호 첫 공판…건설사 대표 징역 2년 구형

제주대 생활관 철거공사 하도급 근로자 사망사고

현장소장, 직원,감리자 등도 금고 1년이상 구형

지난해 2월23일 오전 10시10분쯤 붕괴사고가 발생한 제주대 학교 기숙사 철거 현장. 이날 사고로 50대 굴삭기 기사 A씨가 건물 잔해에 깔려 현장에서 숨졌다.2022.2.23/뉴스1 ⓒ News1 홍수영 기자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제주에서 처음으로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건설사 대표에게 징역 2년이 구형됐다.

제주지방검찰청은 1일 오전 제주지방법원 형사2단독 심리로 열린 첫 공판 겸 결심 공판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건설사 대표 홍모씨에게 징역 2년, 해당 건설사에는 벌금 1억5000만원을 각각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이어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같은 건설사 현장소장 전모씨에게는 징역 1년6월, 직원 이모씨와 홍모씨, 책임감리자 고모씨에게는 각각 금고 1년을 구형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지난해 2월23일 제주대학교 생활관 공사현장에서는 원청인 A사로부터 해체공사를 하도급받은 B사 대표가 굴착기로 높이 약 12m의 굴뚝을 파쇄하던 중 무너진 상부 콘크리트 구조물에 매몰돼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철근 콘크리트로 구성된 전·측면을 먼저 철거해 상대적으로 강도가 약한 후면의 치장벽돌이 상부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붕괴된 것이 그 원인이었다.

검찰은 A사와 A사 대표이사가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을 위한 5가지 안전보건확보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하청 종사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봤다. 해당 의무는 △목표와 경영방침 설정 △유해·위험 요인 등 확인·개선 절차 마련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 업무수행 평가기준 마련 △종사자 의견 청취 절차 마련 △중대산업재해 매뉴얼 마련이다.

검찰은 나머지 피고인 4명의 경우 건물구조에 대한 사전 조사를 하지 않아 작업 계획서에 굴뚝을 누락하고, 그 사실을 알면서도 안전성 평가나 안전 담당자 배치 없이 굴뚝 해체작업을 방치한 과실이 있다고 봤다.

피고인 측 변호인들은 최후 변론에서 피고인들 모두 혐의를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는 점, 피고인들과 합의한 유족이 피고인들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들어 재판부를 향해 선처해 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A사 대표 홍씨는 최후 진술에서 "회사 대표로서 큰 책임을 통감하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관리에 철저히 힘쓰겠다"고 말했다.

판결 선고는 10월 중 이뤄질 예정이다.

mro12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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