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오염수 방류 공세 지속…"방조하는 것인가"
여 "주권적으로 결정할 수 없는 문제 아닌가"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08.31. amin2@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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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승재 최영서 기자 = 여야는 31일 이틀째를 맞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를 두고 공방을 이어갔다.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 등 이념 논쟁도 다시 도마에 올랐다. 또한 이종섭 국방부 장관 불출석을 둘러싼 야당과 한덕수 국무총리 간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야 "오염수 방조하는 것인가" vs 여 "정치권에서 그만 논하자"
이날 민주당은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집중적으로 오염수 방류에 대한 정부 입장과 대응 방안을 따져 물었다.
신동근 의원은 "오염수 방류에 대해 정부 입장이 정확히 뭔지 모르겠다. 어쩔 수 없기 때문에 묵인, 방조하는 것인가"라고 쏘아붙였다.
신 의원은 "어떤 약을 쓸 때 그 약에 사이드 이펙트(부작용)가 있다. 이익이 사이드 이펙트보다 더 크면 약을 쓰는 것"이라며 "그런데 지금 (오염수가) 기준치 이하라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 아닌가. 가능하면 안전한 걸 택하는 게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될 정부에는 이익"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유엔 해양법 협약 위반으로 보고 여기에 대해 제소할 수 있지 않나. 제소할 생각이 있느냐"고 하자, 한 총리는 "전 정권에서도 제소를 검토하다가 못했다"고 반박했다.
또 신 의원은 여권에서 해양수산업계와 협약식을 맺는 데 대해서도 "관치경제"라며 "모아놓고 이거 강매하라는 얘기밖에 더 되냐"고 비난했다.
허영 의원도 "원전 사고는 현재진행형"이라며 "일본은 여러 가지 일본의 국익에 도움이 되는 가장 싼 (방류) 방안을 선택했는데 이 후쿠시마 오염수가 방류가 되었을 때 우리나라의 국익은 무엇이냐"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정부 입장을 전하는 데에 주력했다.
장동혁 의원은 "'찬성'이라는 표현도 적절치 않고, 오염수 방류 문제를 대한민국이 주권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에 한 총리는 "그 행동 자체를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그것이 바로 지난 정부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그러한 문제는 일본의 주권에 해당하는 일이다'라고 말씀하신 그 근거"라고 답했다.
장 의원은 "과학적 기준에 의해 지금처럼 그 오염수가 처리되고 방류된다면 우리는 이것을 법적으로 오염이라고 표현할 수 없을 것"이라며 "지금 처리돼서 방류되는 이 오염수가 인체에 유해하다던가 어떤 기준을 초과한다던가라는 부분을 명확하게 입증하지 못한다면 판에서 이길 가능성 그렇게 높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달곤 의원은 "최근 수협 조합장님들과 대화할 기회가 많았는데 '정치인 오염수 때문에 못 살겠다. 정치인이 오염수의 진원이다' 이렇게 이야기한다"며 "우리가 정치권에서 이 문제를 오염수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08.31. amin2@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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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철 지난 이념 전쟁 선동" vs 여 "대적관 바로 잡는 것"
여야는 전날에 이어 이념 논쟁을 지속하기도 했다.
박상혁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연관 검색어는 경제, 정책 이런 것들이 없다"며 "대부분 수사, 검사, 논란, 의혹이다. 이를 야당 탓, 언론 탓으로 할지 모르지만 이런 것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원인은 대통령과 정부가 철 지난 이념 전쟁을 선동하고, 역사 뒤집기 전쟁을 자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기동민 의원은 "불필요한 이념 논쟁 소위 말하는 독립지사 5인에 대한 이전할 것인가, 철거할 것인가 이런 부분은 당장 백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를 겨냥해서는 "이를 책임 있게 건의해야 하는 주체는 국무총리"라며 "백지화 선언을 대통령에게 건의할 생각이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한 총리는 "그런 건 건의하고 싶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여당은 정율성 역사공원 사업 논란을 언급하면서 야당의 공세에 맞섰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박민식 보훈부 장관에게 "(정율성 역사공 사업 논란과 관련해) 철 지난 이념 공세다. 또는 매카시즘이라고 비판하는데 장관은 이런 주장이 타당하다고 생각하나"라고 질문했다.
박 장관은 "매카시즘은 근거가 없이 낙인찍는 수법이다. 정율성이 공산주의자인 건 팩트 아닌가"라며 "어제 저에게 '공산주의자냐' 이렇게 질문하던데 개인적으로는 그런 태도가 상당히 안타깝다"고 전했다.
같은 당 전주혜 의원은 "(홍범도 흉상 이전 문제는) 육사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할 문제"라면서 "이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대적관을 바로 세우기 위해 흉상을 육사에 존치하는 게 좋으냐 아니면 항일 운동을 기리는 독립기념관에 가는 것이 좋으냐 이 차이다. 이념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발언했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들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자리하고 있다. 2023.08.31. amin2@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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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싸우러 나왔나" vs 한 총리 "답할 시간 달라"
예결위 초반에는 야당과 한 총리 간의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기동민 의원은 이날 오전 회의에서 홍범도함 개명 문제를 거론하면서 이에 대한 한 총리의 생각을 물었다.
한 총리는 "국방부 차관이 더 잘 설명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말했고, 기 의원은 "차관은 책임 있게 설명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고, 국방부 장관은 총리가 허락해서 출장을 갔다"며 재차 한 총리의 답변을 요구했다.
그러자 한 총리는 "도망이 아니라는 건 이해해 주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전날 민주당이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불출석을 두고 '장관런' 등으로 강하게 표현한 것을 에둘러 지적한 것이다.
기 의원은 "그런 걸로 시비 붙이면 안 된다"고 쏘아붙였고, 한 총리도 "그것은 국무위원에 대한 모욕"이라고 반발했다.
이를 두고 계속해서 양측의 언성이 높아지자 장내도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기 의원은 같은 당 소속 의원인 서삼석 위원장에게 한 총리의 태도 문제에 대해 항의했고, 서 위원장의 중재로 질의는 재개됐다.
이 과정에서 한 총리는 "의원은 총리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고 계속 방해를 하고 있다"며 "시간을 달라"고 말했다. 이에 기 의원은 "더 이상 어떻게 시간을 주나"라고 받아쳤고, 한 총리는 "그것 봐라. 또 안 듣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이후에도 양측은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관 흉상 이전 문제, 고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 등을 놓고 계속해서 입씨름을 이어갔다. 정상적인 방식으로 질의가 오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 할 말만 동시에 내뱉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질의 시간이 끝나고 마이크가 꺼진 이후에도 양측은 발언을 멈추지 않았다.
한 총리는 "일방적인 주장만 하고 시간 다 됐으니 이제 내려가지 않겠나"라고 비꼬았고, 기 의원은 "국회에 싸우러 나왔나"라고 비난했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3.08.31. amin2@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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