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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랑 일 못해"…봉쇄령 충격받은 기업들이 눈 돌린 '이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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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뭄바이=AP/뉴시스] 23일(현지시각) 인도 뭄바이에서 국기를 든 소녀가 무인 우주선 '찬드라얀 3호'의 달 착륙선 '바크람'이 달 남극 부근에 착륙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세계 최초로 달 남극 부근에 착륙한 바크람은 로봇 탐사선 '프라지얀'을 밖으로 보내 남극 부근의 물 얼음 채취에 나선다. 인도는 세계 4번째 달 착륙 국가가 됐다. 2023.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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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중국의 봉쇄령을 겪은 글로벌 기업들이 생산 기지를 인도로 옮기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을 떠나는 제조업체들이 인도 스타트업과 새 둥지를 찾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과 서방간 긴장이 높아지면서 인도가 미국 등 일부 산업과의 연결 기회를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WSJ은 2020년 초 코로나가 대유행이던 시절, 중국에서 철강 부품을 수입하던 미국 펜실베이니아의 한 스타트업 '젯워크(Zetwerk)' 사례를 소개했다. 이 업체는 중국 봉쇄 기간 동안 납품처로 인도를 발견했다. 이 회사는 공급업체 네트워크를 활용해 부품을 인도에서 미국으로 배송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미국의 손톱깎이부터 강철 프레임까지 철강 관련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로 성장했다. 주요 벤처캐피탈(VC)인 그리녹스 캐피탈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해 단숨에 기업가치가 27억달러(3조6000억원)까지 성장했다.

컨설팅 회사 PwC 인도 법인 보고서에 따르면 이와 비슷한 B2B 전자상거래 스타트업의 거래 활동이 최근 몇 년 동안 급증하고 있다. 거래대금은 2021~2022년 동안 직전 2년보다 3배가량 증가했다. 인도 VC인 라이트 스피드 파트너 라훌 탠자는 "코로나 대유행 기간 일부 글로벌 기업의 운영이 중단되면서 공급망이 충격을 받았고, 기업 생태계를 위협했다"며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당시 '이 상황을 역으로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나섰다"고 전했다.

WSJ은 전세계의 제조공장을 담당하고 있는 중국의 지배력을 대체할 수준은 아니라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세계은행 데이터에 따르면 2021년 인도의 제조업 수출은 중국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다만 인도는 멕시코와 베트남을 제외한 다른 신흥 시장은 능가하는 수준이다.

WSJ은 과거 인도 정부 및 기업들의 지나친 관료주의와 취약한 인프라로 글로벌 기업 제조설비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정부 차원에서 기업들에 과감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인도에서 자재를 조달하고 생산하려는 기업에 우호적인 환경이 됐다고 전했다. 대표적으로 월마트는 인도 수출을 2027년까지 100억달러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인도 내에서 생산, 제조 역량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중국과 미국의 갈등은 인도에 일종의 기회가 됐다. 인도 기업들이 중국의 생산단가에 맞출 순 없다고 하더라도 일부 시장에서는 중국에 갈 기회를 인도가 차지할 수 있다는 평가에서다. WSJ은 "의류나 화학 분야 등 일부 전문적인 제품을 생산하는 중소 공장 네트워크가 인도에도 있다"며 "미개척 생산능력이 25~40% 수준으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구글 인도 지사를 총괄했던 샤일레시 라오는 "많은 스타트업이 인도를 더욱 수출 지향적이고 글로벌 경제에 부합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변모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인도의 VC들은 제조업이나 소프트웨어 개발회사에 투자하기 위해 1억 달러의 기금을 모으는 중이라고도 덧붙였다.

인도 최대 VC 기업 넥서스(Nexus)의 아난드 다타도 "인도 정부가 중국으로부터 TV 수입을 제한하자 전자 설계 및 제조 스타트업인 일렉비트(Elecbits)와 자동차 부품 스타트업인 캡그리드(Capgrid)를 지원해 직접 생산키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 생산분은 인도 내수용으로 공급하고 있지만, 조만간 수출용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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