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장군 흉상은 이전 검토에 무게
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 교내뿐 아니라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 홍범도 장군 흉상에 대해서도 필요시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2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 홍범도 장군 흉상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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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이 30일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과 남조선노동당(남로당) 이력이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호국비 존치를 비교하는 야당의 주장에 선을 그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홍 장군과) 박정희 전 대통령하고 비교하면 좀 그렇다. 나중에 우리 국군에 오신 분과 (공산당에서) 끝까지 간 분과는 (비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홍 장군의 소련공산당 경력을 문제 삼는다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 휘호 호국비가 육군사관학교에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하자, “전향한 분은 공산당으로 볼 수 없다”며 이렇게 답했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또한 “(박 전 대통령은) 공산당원이었던 것은 맞지만 국가 발전을 위해 20년 이상 노력했고, 빈곤의 수렁 속에서 커다란 나라로 경제 발전을 이뤄낸 가장 큰 공이 있으니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게 맞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홍 장군 흉상 철거 논란에 정해진 방침이 없다면서도 이전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조 실장은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이 홍 장군의 ‘자유시 참변’ 개입 의혹을 묻자 “홍 장군의 독립 공적은 부인하지 않는다”면서도 “자유시 참변 이후의 삶과 육사라는 특수한 기관에서 육사 생도를 매일 격려하면서 롤모델로 삼는 분을 찾는 것, 이 두 개가 잘 맞겠냐는 문제의식을 갖고 검토하고 판단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임종득 안보실 2차장은 “홍범도 장군의 독립투쟁 공적은 인정한다. 그러나 자유시 참변 이후 보인 행적과 관련해 (홍 장군 흉상이) 육사생도가 있는 곳에 있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밝혔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은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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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시 참변은 1921년 러시아공산당 극동공화국 군대가 자유시의 독립군을 몰살시킨 사건인데, 이들은 홍 장군이 이와 관련이 있다는 의혹에 무게를 둔 국방부와 같은 의견을 드러낸 것이다. 하지만 학계에선 홍 장군이 이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게 정설이다.
다만 조 실장은 “안보실로서 방침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2018년 흉상을 세우기 전에 이런 부분이 걸러져 의견 수렴이 됐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실장은 “대통령께선 ‘어떻게 하자고 말하지는 않겠다. 어떤 것이 옳은지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며 윤석열 대통령 또한 전날 국무회의에서 결론을 짓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한덕수 국무총리는 국방부와 육사로에서 홍 장군 흉상을 이전하는 게 맞는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육사에서 사관학교 정체성이나 생도 교육에 부합하도록 교내 기념물 재정비 계획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또 타당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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