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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여자월드컵 '키스 사건', 이번엔 버스 내 동영상 공개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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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인권위 "스포츠계 여성들이 받는 성차별에 모두 함께 맞서야"

연합뉴스

루비알레스 회장(오른쪽)과 에르모소
[로이터=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20일 끝난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시상식에서 벌어진 '키스 게이트'가 10일 넘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키스 게이트'는 당시 시상식에서 우승한 스페인의 루이스 루비알레스 축구협회장이 스페인 국가대표 헤니페르 에르모소에게 동의 없는 입맞춤을 해 생긴 논란이다.

에르모소는 이후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밝혔고, 루비알레스 회장은 "에르모소의 동의를 받은 행동이었다"며 사과했지만 FIFA로부터 90일 직무 정지 징계를 받았다.

또 스페인 검찰이 성범죄 관련 사실관계를 따져보기 위한 예비 조사에 들어가는 등 연일 파문이 커지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30일에는 영국 신문 데일리메일을 통해 시상식 후 스페인 국가대표 선수단 버스 내부를 촬영한 영상이 공개됐다.

이 영상에는 루비알레스 회장에게 '기습 입맞춤'을 당한 에르모소가 버스 안에서 농담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범죄 피해자가 24시간 내내 괴로워해야 하는 '피해자다움'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하지만 이 영상을 보면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과는 다소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는 것도 사실이다.

에르모소는 팀 버스 안에서 사진 2장이 나란히 실린 휴대전화 화면을 보고 재미있다는 듯 웃어 보인다.

에르모소의 손에 들린 휴대 전화 화면에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남자 월드컵에서 스페인이 우승했을 당시 골키퍼였던 이케르 카시야스가 인터뷰 도중 여자 친구였던 기자 사라 카르보네로와 키스하는 사진과 이번 여자 월드컵에서 루비알레스 회장이 에르모소에게 입을 맞추는 사진이 나란히 배치돼 있었다.

이어 에르모소는 동료 선수들에게 "회장이 다가와서 이렇게 나를 안았다"고 설명하는 장면도 나온다.

또 루비알레스 회장이 선수단 버스에 오르자 스페인 선수들이 일제히 '키스'를 연호하며 즐거워하는 모습도 있다.

연합뉴스

루비알레스 회장(오른쪽)과 나란히 서있는 에르모소
[로이터=연합뉴스]


데일리메일은 "이 영상은 성추행 혐의를 변호하려는 루비알레스 회장에게 다이너마이트와 같은 자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영상을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올린 알비스 페레스라는 사람은 "왜 휴대전화 사진을 보며 자랑하고, 웃는 포즈를 취했나. 또 동료 선수들은 왜 버스에서 회장이 탄 이후 '서로 뽀뽀하라'고 소리쳤느냐"와 같은 질문을 함께 남겼다.

이번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한 스페인 국가대표 선수단 등 약 80명의 선수는 '루비알레스 회장이 물러나지 않으면 대표팀 경기에 출전하지 않겠다'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스페인은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도 협회 및 대표팀 감독과 선수들 사이에 불화가 있었다.

지난해 9월 스페인 여자 대표팀 선수 15명이 호르헤 빌다 대표팀 감독의 지도 방식이 강압적이라며 반발, 보이콧을 선언했으나 루비알레스 회장이 이끄는 스페인 축구협회는 빌다 감독을 지지해 이번 월드컵까지 계속 지휘봉을 맡겼다.

한편 유엔 인권위원회는 29일 성명을 내고 "스포츠계 여성들이 직면해 있는 성희롱 등에 우리는 모두 맞서야 할 책임이 있다"며 "우리는 에르모소는 물론 스포츠계 성차별을 끝내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할 것이다. 이것을 하나의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mail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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