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순익 전년比 75%↑
회계기준 변경 '착시효과' 커
손보사 순익 55.6% 증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올해 상반기 보험사들이 9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3조5000억원 넘게 증가했지만 온전한 실적 성장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착시효과가 상당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보험사(생명보험사 22곳, 손해보험사31곳)의 순이익은 9조144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63.2%(3조5399억원) 증가한 규모다.
그간 성장세가 더뎠던 생보사의 순이익 증가세가 더 가팔랐다. 올해 상반기 3조815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75.0%(1조6352억원) 늘어난 것이다. 다만 순이익 규모와 증가 폭 자체는 손보사가 앞섰다. 손보사 순이익은 5조32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6%(1조9047억원) 증가했다.
실적 성장의 배경으로 회계제도 변경 효과가 주효했다고 금감원은 분석했다. 우선 IFRS9가 적용돼 평가손익이 당기손익에 귀속되는 유가증권이 늘면서 금융상품 평가이익이 늘었다. 또한 IFRS17이 도입되면서 신계약비 이연(비용인식) 기간 확대(7년→보험기간)로 당기 비용이 감소했다. 보험계약 이자비용도 보험손익에서 투자손익으로 바뀌면서 보험손익이 커지고 투자손익이 줄어드는 효과도 나타났다. 여기에 IFRS17부터 새로 도입된 수익성지표 계약서비스마진(CSM)에 유리한 보장성 보험 판매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끼쳤다는 설명이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보험사의 매출 격인 수입보험료는 상반기 기준 111조3362억원으로 집계됐다. 보장성 보험 판매가 늘면서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했다.
생보사의 실적 개선이 '착시효과'에 가까운 사실도 드러난다. 생보사의 수입보험료는 52조62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2조133억원) 증가했다. 생보사 순이익 상승폭은 물론 손보사 수입보험료 증가세에도 크게 못미친다. 손보사는 올해 상반기 58조7096억원의 보험료를 걷어들이며 전년 동기 대비 11.2%(5조9068억원) 성장했다.
세부적으로 생보사는 보장성보험 3.4%(8069억원), 저축성보험 4.3%(6233억원), 퇴직연금 33.5%(1조9436억원) 등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다만 금융시장 불안정 등으로 변액보험은 전년 동기 대비 20.0%(1조3605억원) 감소했다.
손보사는 장기보험 3.3%(1조420억원), 자동차보험 2.5%(2654억원), 일반보험 8.9%(5997억원) 등 전년 동기 대비 두루 증가했다. 퇴직연금의 경우 기존 계약을 해지하고 금리 등을 변경해 재가입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00.3%(3조9997억원)가량 증가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 기준 보험사들의 총자산과 자기자본은 각각 1169조원, 167조원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말보다 총자산은 10.8%(141조1000억원) 감소했고 자기자본은 87.9%(167조원) 증가했다. 회계제도가 변경되면서 자산 항목이던 보험계약대출, 미상각신계약비, 보험미수금 등이 보험부채 평가에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자산은 줄었지만 보험부채 시가평가 등으로 부채가 더 줄면서 자본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그 밖에 총자산이익률(ROA)은 1.56%,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95%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0.72%포인트, 1.14%포인트 상승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새 회계기준 적용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하반기에 본격 적용되고 금리·환율 등 시장 변동성 확대 등으로 손익 및 재무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보험감독회계 주요 가정에 대한 감독을 지속 수행하는 한편, 보험영업, 대체투자·부동산PF대출 등 주요 리스크 요인에 대한 상시감시를 철저히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