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27일부터 ‘50인 미만’ 사업장도 적용
“폐업·근로자 실직 우려”에 與 공감대
野 “피해 우려 구체적으로 확인이 먼저”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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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국회가 중대재해처벌법의 소규모 사업장 적용 시기를 늦추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서는 중대재해법처벌법의 부칙을 개정하는데 여야 합의가 필요하다. 국민의힘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유예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한편 국회 과반의석을 갖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유예 확대 필요성에 대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신중론을 견지하고 있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와 국민의힘은 상시 근로자 50인 미만인 사업장(건설업의 경우에는 공사금액 50억원 미만의 공사)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시기를 당초 예정된 내년 1월 27일보다 늦춰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타당성을 검토 중이다. 이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확대 시점을 유예하자는 산업 현장과 경영계의 주장에 정부여당이 어느정도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3일 중소기업 간담회에서 “50인 미만 사업장의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기간 연장에 대해 우리 당 의원들 대부분이 공감하고 있다”며 “민주당과 관련 내용을 협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유예하려면 법 부칙 개정이 필요하다. 국민의힘은 내부 논의를 거쳐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원 포인트’ 개정안이라도 제출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관련 상임위에서 더불어민주당에도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시급하다고 판단되면 원포인트 개정안이라도 발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유예 확대의 필요성을 따져본 후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이다. 유예를 위한 법 개정의 필요성은 어느정도 공감하는 분위기다. 유예기간이 연장되지 않을 경우 우려되는 피해를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작업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며 “법이 시행된 기간이 얼마 안돼서 구체적인 사례나 통계가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유예를 해야 한다면 그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 그런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근로자 사망 등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사고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에는 작년 1월 27일부터 시행됐고, 50인 미만 사업장에는 2년의 유예 기간을 둔 뒤 내년 1월 27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경영계를 중심으로 중소기업의 준비가 부족하다며 적용을 유예해달라는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사업장에서 근로자가 죽거나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할 경우 중대재해처벌법이 아닌 기존의 산업안전보건법으로도 의무를 위반한 경영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는데, 중대재해처벌법까지 적용되면 법원에서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게 경영계 불만이다. 현재 경영계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확대 시점을 2025년 1월 27일로 1년 또는 2026년 1월 27일로 2년 유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동부의 인력난도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확대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현재 노동부 지방관서 광역중대재해수사과 인원은 130여 명이다. 현재도 업무량에 비해 인원이 턱없이 부족한 가운데 중대재해처벌법이 50인 미만 사업장으로 확대 적용되면 이 법이 적용되는 사건이 이전보다 2.4배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산업안전보건법과 달리 기업의 안전보건관리체계 전반을 광범위하게 조사해야 하므로 수사에 많은 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많다.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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