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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중대재해법 시행 후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유예' 요구 빗발…국회도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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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27일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적용…폐업·근로자 실직 우려

이정식·윤재옥, 각종 간담회에서 건의사항 청취…유예 필요성 대두

연합뉴스

국회의사당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중대재해처벌법의 소규모 사업장 적용 시기를 늦춰야 한다는 요구가 산업 현장에서 빗발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이 같은 의견을 적극적으로 청취하고 있어 실제 적용 유예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29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정부와 국민의힘은 상시 근로자 50인 미만인 사업장(건설업의 경우에는 공사금액 50억원 미만의 공사)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시기를 당초 예정된 내년 1월 27일보다 늦춰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타당성을 검토 중이다.

여당 관계자는 "사업 현장에서 유예 기간 연장과 정부 지원 확대 등을 계속해서 요구하고 있다"며 "중소기업의 특성상 사업주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실형을 살게 되면 폐업에 이르러 근로자까지 실직할 우려가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있다"고 말했다.

경영계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확대 시점을 2025년 1월 27일로 1년 또는 2026년 1월 27일로 2년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예하려면 법 부칙 개정이 필요하다. 국민의힘은 내부 논의를 거쳐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원 포인트' 개정안이라도 제출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관련 상임위에서 더불어민주당에도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근로자 사망 등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사고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에는 작년 1월 27일부터 시행됐고, 50인 미만 사업장에는 2년의 유예 기간을 둔 뒤 내년 1월 27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경영계를 중심으로 중소기업의 준비가 부족하다며 적용을 유예해달라는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정식 노동부 장관과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최근 각종 현장 간담회에서 이 같은 건의 사항에 귀를 기울였다.

사업장에서 근로자가 죽거나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할 경우 중대재해처벌법이 아닌 기존의 산업안전보건법으로도 의무를 위반한 경영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는데, 중대재해처벌법까지 적용되면 법원에서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게 경영계 불만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1호'로 기소된 중소기업인 두성산업은 수사 과정을 거치면서 경영상 어려움에 봉착해 근로자가 절반 이하로 급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부의 인력난도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확대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현재 노동부 지방관서 광역중대재해수사과 인원은 130여 명이다. 현재도 업무량에 비해 인원이 턱없이 부족한 가운데 중대재해처벌법이 50인 미만 사업장으로 확대 적용되면 이 법이 적용되는 사건이 이전보다 2.4배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산업안전보건법과 달리 기업의 안전보건관리체계 전반을 광범위하게 조사해야 하므로 수사에 많은 인력과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부 관계자는 "산업 현장과 중소기업중앙회, 노동계 등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다"며 "민감한 사안인 만큼 현장의 요구 사항을 면밀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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