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 0.35%↑ 8년 만에 최고
당국, 저리 대환 프로그램 내놔
은행, 분할상환·채무조정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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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출 상환유예 종료에 따른 자영업자·소상공인에 대한 빚 뇌관이 터질 것으로 우려되자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합심해 지원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안정적인 연착륙을 위해서는 정책적인 해결방안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31일부터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고금리(연 7% 이상) 가계신용대출을 받아 사업용도로 지출한 자영업자들이 최대 연 5.5%의 저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게 했다.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 대상에 2020년 1월 1일부터 2022년 5월 31일까지 연 7% 이상의 신용대출과 카드론을 받아 사업용도로 지출한 개인사업자를 포함하기로 한 것이다. 가계신용대출의 차주별 대환 한도는 최대 2000만 원이다. 금융당국은 기존에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을 통해 보유 중인 5년 만기 대출(2년 거치, 3년 분할상환)도 10년 만기 대출(3년 거치, 7년 분할상환)로 갱신할 수 있도록 해 이자 부담을 줄여주기로 했다.
금융위는 상환유예 종료에 맞춰 이르면 다음 달 다양한 종류의 햇살론을 통합하고, 최저신용자 대상 직접 대출 상품을 출시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정책서민금융 효율화 방안’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도 ‘코로나19 금융지원 특별상담센터’를 두고 지속해서 점검하기로 했다. 대출 이용차주의 상환계획서 작성 등 관련 불편사항, 금융권 자체 채무조정·새출발기금 연계 희망 차주의 애로사항을 수렴해 지원하고 있다.
은행권도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최장 10년까지 분할상환이 전환 가능한 ‘코로나19 특례운용 장기분할 전환 프로그램’ 운영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기업재도약프로그램’을 통해 정상화가 가능한 부실우려차주를 대상으로 대환·재약정, 금리감면, 상환유예 등을 지원하고 있다. 신용대출의 경우 최장 10년, 담보대출은 최장 20년까지 분할상환할 수 있도록 하고, 심사를 거쳐 우대금리와 중도상환해약금 면제 혜택을 제공한다.
하나은행은 최대 3년간의 만기 연장과 최대 1년간의 상환유예를 지원한다. NH농협은행은 차주의 상환여력에 맞춰 기존 대출을 장기(최대 10년) 분할상환으로 대환할 수 있다. 만기 상환 비율은 고객 상환능력에 따라 최소 10%~최대 90%로 시행한다.
우리은행은 상환유예기간을 2년 연장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연체이자 원금상환 지원 프로그램도 내년 6월까지 운영한다. 연체 중소기업 리스타트 프로그램을 통해 대출 10억~30억 원, 연체기간 90일 미만 업체의 만기연장과 분할상환 등을 지원한다.
이처럼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데는 부실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잔액은 1033조7000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13조9000억 원 늘었다. 연체율은 상승 추세다. 같은 기간 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율은 0.65%에서 1.0%로 0.35%포인트(p) 올랐다. 2015년 1분기 1.13%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다. 1분기 연체액은 6조3000억 원으로 지난해 4분기보다 53% 늘었다.
전문가들은 대출 상환유예 종료로 시중은행들의 연체율이 더 높아질 수 있는 만큼 취약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차주를 위해 당국에서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과 명예교수는 위기에 처한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위해서는 폐업·생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투트랙으로 나눠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재난위기 대응을 위한 한국형 급여보호프로그램(PPP) 도입 △폐업·생존 기업 투트랙(Two-Track) 지원 등을 대책으로 꼽았다.
미국은 보조금 성격이 가미된 탕감방식의 급여보호 프로그램(PPP) 대출을 통해 직원의 급여비용을 지원하는 등 중소기업의 고용안정 노력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특히, 채무탕감 조건을 통해 사전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사후에 고용유지 조건 이행을 점검해 통상적 금융지원 수준 이상의 직접적 지원효과를 실현한다.
임 교수는 “코로나19 같은 위기가 재발하면 고용 규모·급여 수준 등 일정한 요건을 갖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대출금을 탕감해주는 한국형PPP를 도입해야 한다”면서 “폐업한 소상공인을 중소기업에 재취업하도록 연결하면 중소기업의 인력난과 소상공인의 구직난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정화 한양대 명예교수는 “중소기업이 인력난을 겪고 있는 만큼 폐업한 소상공인들을 재훈련시켜 중기 인력으로 갈 수 있는 길을 만들면 성공 가능성이 클 것”이라며 “투트랙을 어떻게 현실적으로 작동하게 할 것인가를 조율해 해당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면 더 좋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투데이/이재영 기자 (ljy0403@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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