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28일 오전 시청 5층 기자실에서 출입기자들과 차담회를 하고 있다.광주광역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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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 일각에서 광주 출신 음악가 정율성(1914~76)을 기념하는 역사공원 건립계획 철회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 강기정 광주시장은 28일 “국가와 함께 추진했던 한·중 우호 사업인 정율성 기념사업은 광주시가 책임지고 잘 진행해 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강 시장은 이날 열린 기자 차담회에서 정율성 기념사업의 첫 시작은 중앙정부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강 시장은 “(정율성 기념사업) 시작은 노태우 대통령 재임 시기인 1988년으로 서울올림픽 평화대회 추진위원회에서 정 선생의 부인인 정설송 여사를 초청해서 한·중 우호의 상징으로 삼았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강 시장은 김영삼 대통령 재임 때인 1993년 문화체육부에서 한·중 수교 1주년을 기념해 정율성음악회를 개최한 사실, 1996년 문체부 주관으로 열린 정율성 작품 발표회에서 국립국악원이 정설송 여사에게 소장 자료를 기증받아 감사패를 전달한 사실도 언급했다. 당시 전달된 자료는 조선궁정악보 등으로 알려졌다. 이후 박근혜 대통령은 2015년 중국 전승절 기념식에 참석해 정율성 곡이 연주되는 퍼레이드를 참관했고,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에는 국립국악원 70돌을 기념해 미공개 소장품을 전시하는 특별전을 열었다고 강 시장은 소개했다.
강 시장은 “정율성 선생이 우리 정부의 대중국 외교의 중요한 매개였음은 분명하다. 광주는 이런 기조에 발맞춰 2002년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관광사업 하나로 기념사업을 구상했고, 2005년 남구에서 시작된 정율성 국제음악제는 18년째 지속하고 있다” 말했다. 이어 “한중 관계가 좋을 때 장려하던 사업을 그 관계가 달라졌다고 해 백안시하는 것은 행정의 연속성을 혼란스럽게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정율성 역사공원 논란으로 광주와 호남을 고립시키려는 정치적 의도도 경계했다. 강 시장은 “대한민국 정부도, 광주시민도 역사 정립이 끝난 정율성 선생에 대한 논쟁으로 더는 국론을 분열시키지 말아달라”며 “특히 보훈단체와 보수단체를 부추겨 광주를 다시 이념의 잣대로 고립화시키려는 행위를 중단시켜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는 동구 불로동 164-1번지 878㎡의 터에 48억원을 들여 올 연말까지 정율성 역사공원을 조성할 방침이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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