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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이태원 참사

인권위,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 촉구···“수사·국정조사 미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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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 종교인들이 이태원 참사 발생 300일인 24일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서울 마포구 마포역을 출발해 국회 방향으로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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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가 국회에 계류 중인 ‘10·29이태원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안’(이태원 참사 특별법)의 처리를 촉구했다. ‘참사 진실을 알 권리’ 등 피해자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향후 유사한 사회적 참사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권위는 지난 23일 국회의장에게 이태원 참사 특별법안을 조속히 심의해 제정해달라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28일 밝혔다.

인권위는 “참사 발생 후 경찰 수사와 국정조사가 이뤄졌지만 조사 주체의 독립성이 결여돼 있고 활동기간이 짧아 참사 발생 원인과 책임 규명에는 미흡했다”며 “피해자들이 신뢰하고 납득할 수 있는 독립 조사기구에 의한 진상조사와 피해자 지원을 포함한 특별법 제정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이어 “참사 진상규명은 우리 사회를 더욱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교훈을 얻는 과정이어야 한다”면서 “사법적 책임 소재를 밝히는 검·경 수사 범위를 뛰어넘는 다층적 재난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인권위는 피해자들이 신뢰할 만한 독립 기구에 의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책임 인정, 피해자에 대한 공식 사과가 이뤄지지 않으면 피해자들의 일상 복귀가 지연될 수 있다고 했다.

인권위는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 중인 법안을 심의할 때 추가적으로 고려할 사안도 국회에 제시했다. 법안에 명시된 ‘피해자’를 ‘참사로 신체적·정신적·경제적 피해를 입은 사람’으로 정의하는 등 기준을 명확히 할 것, 상임위원 선출 방법을 명확히 할 것, 최대 1년9개월로 설정된 조사위원회의 활동 기간을 늘릴 것 등이다. 수사기관이 지체 없이 조사기록, 재판기록 등을 제공하도록 하고, 불응 시 제재 방안 등을 마련할 것도 권고했다.

이밖에 피해자들 간 ‘연대할 권리’를 명시하고, 비공개 회의·청문회 내용을 피해자에게는 예외적으로 공개하는 방안, 피해자 법률 지원, 피해 배·보상 방법과 절차 마련 등에 관한 조항도 추가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인권위는 “국회에서 충분한 대화와 숙의 과정을 거쳐 특별법 제정을 둘러싼 의견 대립 상황이 원만히 해소되기를 희망한다”며 “특별법 제정을 통해 참사 피해자의 권리보장, 진상규명,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에 유의미한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인권위원 중 이충상 위원과 한석훈 위원은 이같은 의견표명에 반대했다. 이들은 “이태원 참사는 주최자가 없었고, 피해자들이 핼러윈데이를 즐기려고 스스로 너무 많이 모였다가 참사가 난 것”이라며 “세계 각국의 압사사고 사례 대부분은 구조물, 시설물과 관련이 있음에 비해 이태원 참사에서는 그런 관련이 없다”고 했다. 이어 “영국 힐스버러 축구장 압사 사고로 766명이 부상하는 참사가 발생했지만, 경찰 간부에 무죄가 선고됐어도 유가족들이 관계 장관의 파면이나 사퇴를 요구했다는 문서는 검색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은 지난 6월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야 4당의 주도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에 지정됐다. 국회 행안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지난 23일 제2소위원회에 계류 중인 법안의 조속한 심사를 위해 안건조정위원회를 구성했다. 특별법 제정에 반대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여야 합의가 없었다”며 안건조정위 구성 회의에 불참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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