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12일 아프가니스탄 반드에아미르 국립공원에서 아프간 여성들이 폭포 인근을 걸어가고 있다. 게티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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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여성의 국립공원 출입을 금지했다.
27일(현지시간) BBC·AP통신에 따르면, 탈레반은 “보안군을 동원해 여성들이 바미얀주에 있는 반드에아미르 국립공원을 방문하는 것을 막겠다”고 밝혔다.
이는 모하마드 칼레드 하나피 선악부 장관대행이 이 지역을 방문해 “여성들이 반드에아미르 국립공원에서 올바른 히잡 착용법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말한 뒤 일주일 만에 나온 조치다. 당시 그는 “여성에게 관광은 필수가 아니다”라며 해결책을 찾을 때까지 여성들의 출입을 금지해달라고 성직자와 보안기관에 요청했다.
반드에아미르 국립공원은 2009년 아프간 첫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유네스코가 “자연적으로 형성된 호수가 독특한 지질 구조와 어우러져 아름답다”고 평가한 곳이다. 주로 가족 단위로 나들이를 오는 장소였던 만큼, 여성이 출입할 수 없게 되면 많은 이들이 공원을 즐길 수 없게 될 것이라고 BBC는 전했다.
반드에아미르 국립공원은 또한 바미얀주의 주요 관광 명소로, 많은 여성 지역 주민들이 관광, 레스토랑, 호텔 및 수공예품 사업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터전이기도 하다. 그러나 바미얀주 성직자들은 공원에서 규칙을 따르지 않은 여성은 모두 외부인이라고 주장했다. 시아파 울레마(이슬람 신학·율법학자) 평의회 의장인 사예드 나스룰라 와에지는 톨로뉴스와 인터뷰에서 “히잡을 착용하지 않거나 엉성하게 착용하는 여성들은 바미얀 주민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페레스타 아바시는 ‘여성 평등의 날’에 여성들의 공원 출입이 금지됐다며 “이는 아프간 여성을 전적으로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유엔 아프간 특별인권보고관 리처드 베넷은 “샤리아(이슬람 율법)와 아프간 문화를 따르는데 여성의 출입을 막는 게 왜 필요한가”라고 지적했다.
2021년 8월 미군 철수 후 재집권한 탈레반은 여성의 사회활동을 잇달아 제한하고 있다. 앞서 여학교가 폐쇄됐으며 여성의 대학 진학 금지, 국제기구 근무 금지, 체육관과 공원 출입 금지, 미용실 폐쇄 등의 조처가 내려진 바 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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