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방통위’ 출범…KBS·MBC 사장 교체 본격화 전망
권태선·남영진 전 이사장 해임 처분 집행정지 심문 인용여부 ‘변수’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가 시작됐다. 앞으로 ‘포털 규제’ ‘가짜뉴스 대응’ 등을 빌미로 방통위를 앞세운 정부의 방송장악이 시작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언론 현업·시민단체는 이동관 방통위원장 임명이 ‘방통위에 깃발을 꽂고 본격적 언론장악에 돌입했음을 보여주는 표징’이라고 규정하고, 한국 민주주의의 퇴행이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이 위원장 임명을 재가하고 이날 오후 3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 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이 위원장은 그간 ‘가짜뉴스 대응’ ‘포털 규제’ 등을 강조해왔다. 지난 1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 위원장은 “가짜뉴스 확산, 포털 알고리즘 편향성 등 새로운 형태의 피해로부터 이용자 보호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과거 어느 때보다 높다”며 “신뢰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법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지난달 말 ‘알고리즘투명성위원회’ 법제화를 검토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언론노조 등 언론현업단체와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언론시민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포털 알고리즘이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며 시비를 걸고, 정권 비판 기사들은 ‘허위조작정보’라며 소송을 걸어댈 것”이라며 “극우 보수 담론이 온라인에 전면 배치되도록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방통위는 ‘5인이 정원’인 합의제 행정기관이지만 당분간 이 위원장과 이상인 위원의 ‘2인 체제’로 운영된다. 두 사람 모두 대통령이 추천했다. 김현 전 방통위 상임위원의 임기가 지난 23일 끝나면서 방통위에 야당 추천 위원은 현재 없다. 방통위는 오는 28일 2명 위원으로 전체회의를 열고 한국교육방송공사(EBS),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보궐 이사를 임명한다.
‘공영방송 장악’은 마무리 절차에 들어갔다. 한국방송공사(KBS) 이사회는 이미 여권 성향 이사가 6명, 야권 성향 이사가 5명으로 여야 구도가 역전됐다. 당장 김의철 KBS 사장 해임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MBC 대주주인 방문진의 권태선 전 이사장도 지난 21일 해임됐고, 김기중 방문진 이사의 해임 청문은 다음달 11일로 예정됐다. 두 이사의 보궐 이사까지 여당 측 인사로 임명되면 방문진의 여야 구도는 기존 3 대 6에서 5 대 4로 바뀌어 사장 해임 절차를 시작할 수 있다.
유일한 변수는 오는 31일 예정된 권 전 이사장, 남영진 전 KBS 이사장의 해임 처분 집행정지 신청 심문이다. 서울행정법원은 권 전 이사장의 심문기일을 31일 오전 11시50분에, 남 전 이사장 심문기일은 오후 1시에 잡았다. 집행정지가 인용되면 권 전 이사장과 남 전 이사장은 직무에 복귀한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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