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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큰 돈 준다는 말에 따라 갔는데”…미얀마로 끌려간 中청년이 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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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도망쳐 중국에 돌아온 20대 청년 이야기가 전해졌다. 자료사진. 기사와 무관. [사진출처 = 모범택시2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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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에 있는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도망쳐 중국에 돌아온 20대 청년의 이야기가 소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후베이 지역 매체 극목신문은 지난 21일 2000년대 생인 샤오창이 미얀마에서 도망쳐 중국 후베이성 셴타오시의 한 파출소에 왔다고 25일 보도했다.

샤오창은 “그 사람이 총을 꺼냈을 때 정말로 절망했다”며 “주먹이 무릎에 날아오자 ‘난 이제 죽었구나’ 싶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눈은 핏줄이 터져 빨갛게 변한 샤오창은 말을 하는 중에도 자신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극목신문에 따르면 우한에서 뚜렷한 직업 없이 일용직으로 살던 샤오창은 지난 4월 동료 샤워뤄와 함께 인터넷 서핑을 하다 고임금 일자리 하나를 발견했다.

‘전화 광고 업무’라는 문구와 함께 ‘숙식 제공, 기본급 5000위안(91만원)에 인센티브 별도’라는 소개가 달려 있었다. 일자리 공고를 보고 동료는 곧장 업체에 연락했고 “일단 와서 해보라”는 답을 들었다.

해당 업체는 그러면서 일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그만둘 수 있으며 왕복 차비도 준다고 이들을 안심시켰다.

‘전화 광고 업무’만으로 당시 벌던 돈보다 더 많은 월급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이들은 곧장 업체가 알려준 중국 남부 윈난성으로 갔다.

그런데 차를 갈아타는 도중에 문제가 생겼고 갑자기 나타난 남자 두 사람이 샤오창 일행의 휴대전화를 수거해 가버렸다. 저항하려한 이들 앞에 나타난 남성은 허리춤에 찬 칼을 보여주며 겁을 줬다.

이때부터 모르는 샤오창은 모르는 사람에 의해서 한 건물로 끌려갔다. 주변은 온통 칼을 든 사람들로 둘러 싸여 있었다. 사장으로 보이는 한 남성은 “나를 따라 돈을 벌든, 이 작고 검은 집에 갇히든 결정하라”고 했다. 근처에선 샤오창 또래의 한 사람이 온몸에 상처를 입은 채 바닥에 누워있었는데, 숨이 간당간당해 보였다. 사장은 ‘인사 선물’이라며 이들에게 3000위안(약 54만원)을 건넸다.

그리고 훈련은 다음 주부터 시작됐다. 샤오창은 팀장 1명의 관리를 받으며 7~8명과 함께 실습했다.

샤오창이 맡은 업무는 ‘회사’가 제공한 휴대전화로 온라인 동영상 소셜미디어(SNS)에 접속해 누군가와 대화를 나눈 것이었다. 대본에 따라 하루 이틀 정도 채팅을 하면서 감정을 주입하고, 상대방이 사기 범행용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게 하는 방식이었다.

열흘에 한번씩 조직원들을 평가해 성과가 좋으면 보상이, 실적이 별로면 체벌을 당했다. 샤오창은 주로 체벌쪽이었다. 가끔 휴대전화를 쓸 수 있는 샤오창은 어느날 팀장의 허락을 받고 집을 나온지 한달여만에 가족에게 전화를 했다.

샤오창의 아버지는 아들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설명을 들은 뒤 사기 업체에 붙잡혔다는 걸 알아채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수사 끝에 샤오창을 잡아둔 업체가 미얀마에 있다는 것을 확인했으며 그를 구출하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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