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대표 취임 이후 3년간 12건 발생
검찰, 재발방지책 미수립 이유 첫 기소
여성단체들이 지난해 10월 26일 서울 서초구 SPC그룹 본사 앞에서 ‘SPC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이준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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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계열사인 SPL 평택 제빵공장에서 20대 노동자가 기계끼임 사고로 사망한 사건을 수사한 검찰이 SPL 강동석 대표이사와 법인 등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수원지검 평택지청 형사2부(김윤정 부장검사)는 SPL 평택 제빵공장 대표이사 강씨를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고 25일 밝혔다. 또 이 회사 공장장 등 3명은 업무상과실치사, SPL 법인도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각각 불구속기소 했다.
강씨는 지난해 10월 15일 경기 평택에 있는 제빵공장에서 작업안전표준서를 마련하지 않는 등 안전조치를 하지 않아 노동자 A씨(23)를 소스배합기에 끼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강씨는 사고작업에 대한 작업안전표준서를 마련하지 않았다. 또 혼합기에 손을 집어넣어 작업하는 위험한 작업방식을 방치하고 위험작업을 할때 2인 1조 근무자를 배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냉장 샌드위치 라인 배합실에서 혼합기 가동 중 덮개 개방 때 자동정지하는 인터록 설비 연동형 덮개도 설치하지 않았다.
강씨는 재해발생 이후 재발방지대책 수립도 하지 않은데다 안전·보건 점검과 관리감독자의 업무수행을 위한 조치 및 반기 1회 이상 평가·관리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이 재해발생 이후에도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지 아니한 것을 이유로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PL 평택 제빵공장에서는 강씨가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기계끼임 사고가 2건 발생하는 등 최근 3년간 12건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작업안전표준서 마련 등 체계적인 안전교육과 위험작업 시 2인1조 근무자 배치, 2013년부터 의무화된 덮개 개방 시 기계 가동이 자동정지되는 인터록 설비 등은 큰 비용이나 인력 부담 없이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인데도 강씨와 SPL이 이를 마련하지 않아 노동자들을 위험한 작업에 방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SPL 공장장 3명도 강씨와 마찬가지로 안전조치 및 안전보건확보의무를 위반한 혐의다.
검찰은 숨진 노동자 유족으로부터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고소당한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혐의없음’ 처분했다. 검찰은 SPL의 경우 별도 법인으로서 강씨가 안전보건 업무를 포함한 사업 전반에 관해 실질적·최종적 결정권을 행사하는 경영책임자라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은 반복된 기계끼임 사고에도 불구하고 경영책임자가 동종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종합적인 재발방지대책을 수립·이행하지 않은 것을 이유로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해 기소한 첫 번째 사례”라고 말했디.
검찰 관계자는 이어 “재해가 발생했음에도 경영책임자가 근본적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하지 않으면 형사처벌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명확히 했다”고 말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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