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7 (일)

이슈 라임·옵티머스 사태

라임 등 추가 위법 적발…국회의원 특혜성 환매(종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다선 국회의원 상대 특혜성 환매 적발

"추가 확인 거쳐 분쟁조정을 적극 실시"

아시아경제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자산운용 등에 대해 추가 검사 결과 새로운 위반 혐의가 발견됐다고 24일 밝혔다.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한 라임자산운용과 관련해선 국회의원 등에게 특혜성 환매를 해준 사실도 적발됐다.

현재까지 파악된 주요 혐의 내용으로 라임자산운용은 펀드 돌려막기, 5개 피투자기업의 횡령 혐의 등, 옵티머스자산운용은 투자관련 금품 수수, 펀드자금 횡령, 부정거래 공모 등이다.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은 펀드 돌려막기, 직무정보 이용, 펀드자금 횡령 등이 적발됐다. 금감원은 새로 적발한 내용들을 지난 5월부터 수차례에 걸쳐 검찰에 통보했다.

우선 라임자산운용과 관련해선 특정 펀드 수익자를 위한 펀드 돌려막기가 적발됐다. 대규모 환매 중단 선언 직전인 2019년 8~9월 4개 라임 펀드에서 투자자산 부실, 유동성 부족 등이 발생하자 다른 펀드 자금 125억원과 운용사 고유자금 4억5000만원을 이용해 일부 투자자에게 특혜성 환매를 진행했다. 다선 국회의원 2억원, A상장사 50억원, B중앙회 200억원 등이다.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사모사채 등을 투자한 5개 회사 등에서 약 2000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드러났다. 2018년 12월 라임 펀드는 비상장인 C사가 발행한 사모사채에 300억원을 투자했다. 금감원은 이 과정에서 C사의 회장 등 해당 자금을 임원 대여금 명목으로 인출한 후 276억원을 필리핀 소재 리조트 인수에 사용하는 등 총 299억원을 유용한 혐의를 발견했다. 이 외에도 5개 회사 등에선 투자금을 개인 계좌로 입금하거나 캄보디아 개발 사업이라는 허위 명목으로 회삿돈을 빼돌리고 허위 매매계약서를 작성해 실제 계약 내용과의 차액을 편취하는 사례도 파악됐다.

옵티머스자산운용과 관련해선 투자 관련 금품 수수 혐의가 적발됐는데 한 공공기관의 기금운용본부장은 2017년 6월부터 2018년 3월 동안 전체기금의 약 37%에 달하는 총 1060억원을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했다. 이 과정에서 기금운용본부장은 옵티머스자산운용 부문 대표로부터 1000만원을 제공받고 옵티머스자산우용 부문 대표가 회장으로 있는 기업으로부터 자신의 자녀가 급여를 수령하는 등 금품을 수수했다.

옵티머스 펀드 자금이 투자된 특수목적회사(SPC)의 대표이사가 펀드 자금을 개인적 용도로 사용하거나 옵티머스 전직 임원들의 투자자를 기망해 펀드 자금을 모집한다는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투자제안서에 적시된 매출채권 매입이 아닌 비상장사 사모사채에 투자하도록 지시한 내용도 드러났다.

디스커버리자산운용에선 연계거래 방식의 펀드 돌려막기가 적발됐다.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은 펀드 자금을 해외 SPC에 투자하면 미국 대출채권 등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운용됐다. 하지만 2019년 2월 해외 SPC의 자금 부족으로 인해 만기가 도래한 3개 펀드의 상환이 어렵게 되자 다른 해외 SPC가 자금 문제를 겪던 SPC의 자금을 후순위채권으로 인수하는 방식으로 지원했다. 그 결과 272억원가량의 3개 펀드를 상환했지만 후순위채권을 인수한 SPC는 원리금을 회수하지 못했고 투자 대상을 거짓 기재한 투자제안서를 이용한 사실도 조사됐다. 미공개 정보 이용과 자금 유용 등 위법 행위도 밝혀졌다.

2019년 7월 라임자산운용이 코스닥 기업들의 CB 등을 편법 거래하며 부정하게 수익률을 관리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후 라임자산운용이 운용하던 펀드에 들어있던 주식 가격이 폭락해 대규모 환매 중단이 발생했다. 옵티머스 사태는 공공기관 및 지방자치단체가 지급을 보증하는 안전한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은 뒤 사업 실체가 없는 부실기업 사모사채 등에 투자해 막대한 피해가 났다. 디스커버리 펀드는 2017∼2019년 4월 사이 기업은행과 하나은행 등 시중은행과 증권사를 통해 판매됐지만 운용사의 불완전 판매와 부실 운용 등 문제로 환매가 중단돼 개인·법인 투자자들이 손실이 발생한 사건이다.

이들 사건과 관련해서 문재인 정부 당시 정권·여권 핵심 인사들의 연루 의혹이 번지기도 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해 라임·옵티머스 재조사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아시아경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다선 국회의원이 특혜성 환매를 받았다는 것과 관련해서 함용일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일부러 유력자를 찾은 것은 아니고 해당 임직원의 문제를 찾는 검사 과정에서 이러한 부분이 나타났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라임 사태와 관련된 2000억원대의 횡령과 관련해선 "피투자 기업에서 정상적인 용도로 사용되지 않고 다른 곳으로 유출됐다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의심하는 것은 각 사의 대표와 라임 간의 일정한 관계성이 보였고 용처에 대해서는 내용이 대체로 검찰에 통보가 됐기 때문에 수사의 영역을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금감원은 자본시장법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제재 절차를 신속히 마무리하는 한편, 수사기관과 협조해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미 감독당국으로부터 확보한 자료를 분석해 추가 혐의가 파악되는 경우 수사기관 통보 등 조치도 진행한다.

추가 검사를 통해 분쟁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운용사의 위법행위 등 새로운 사실관계가 확인됨에 따라 금감원은 해당 펀드에 대해서는 분쟁조정 실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자금 부족 사태가 나타난 디스커버리의 SPC 투자 펀드의 경우 부실자산을 매입하고 돌려막기를 하는 상황에서 투자자가 정상적인 상환이 되는 것처럼 설명을 듣고 투자했다면 운용사 또는 판매사의 책임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후순위채권을 인수한 디스커버리 SPC의 신규 펀드는 다른 펀드 돌려막기를 위해 거짓 기재한 투자제안서로 펀드 자금을 모집해 판매사가 같은 제안서를 이용한 경우 불완전 판매 등에 해당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업은행 등 판매 금융사에 대한 검사, 민원인의 펀드 가입 당시 현황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관계 조사 등 추가적인 확인을 거쳐 분쟁조정을 적극 실시하겠다"라며 "사모펀드 투자자 피해 구제와 금융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해서도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