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독감 동시접종…내달 세부계획 발표
XBB 변이 맞춰 개발한 새 백신 무료 접종
70대 이상 치명률 높아…"고위험군 설득해야"
[서울=뉴시스] 지난 3월22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이 계절 독감 접종처럼 연 1회로 정례화된다. (사진=뉴시스 DB) 2023.08.24. phot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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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세종=뉴시스]이연희 권지원 기자 = 오는 31일부터 코로나19를 검사·치료비가 단계적으로 유료화됨에 따라 코로나19를 방어할 수단으로 백신 접종이 더 중요해졌다.
70대 이상 고령층은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중증·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이미 일상회복이 대부분 이뤄진 만큼 접종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질병청은 10월 중순께 실시할 동절기 코로나19 예방접종에 대한 세부 계획을 다음 달 발표할 예정이다. 65세 이상 고령층과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에 접종을 권고하고, 독감 백신과 동시 접종하는 것이 골자다.
접종하게 될 백신 종류도 바뀐다. 지난해 겨울에는 오미크론 BA.4/5 변이에 대응해 개발된 2가 백신을 접종했지만 올해는 XBB 변이 기반 백신을 활용한다. 당국은 미국 화이자사 등 백신 제조사와 계약된 물량을 전환해 국내 도입한 후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정부와 방역 당국은 오는 31일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2급에서 4급으로 하향 조정하고 2단계 일상회복 로드맵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의료비는 단계적으로 유료화된다. 건강한 일반인의 경우 병·의원에서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RAT)를 받을 때 진찰비 5000원만 내면 됐지만 앞으로는 검사비 2만~5만원을 더 내야 한다.
다만 고령층 등 고위험군의 빠른 진단과 치료를 위해 위기단계가 '경계'에서 '주의'로 하향할 때까지는 고위험군에 대한 검사 및 중환자 치료비도 일부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올해는 팍스로비드 등 먹는 치료제도 무상으로 지원되나 내년 상반기에 유료화 된다.
이처럼 코로나19 검사와 치료에 대한 지원이 점차 유료로 바뀔 경우 증상이 있어도 검사를 받는 사례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확진자 격리 의무도 사라진 만큼 코로나19 고위험군 보호가 더 중요해지는 이유다.
실제로 8월 첫 주 주간 치명률은 전체 0.03%로 독감(0.03~0.07%)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고령층인 70대는 0.06%, 80대 이상은 0.42%로 평균보다 높은 편이다. 누적 치명률도 전체 연령 평균은 0.1%이지만 80세 이상은 1.74%, 70대는 0.4%로 높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수년 간 연 1~2회의 코로나19 재유행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바이러스 변이가 계속 나타나기 때문에 한 번 감염됐다고 하더라도 5개월 정도가 지나면 다시 감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예방접종전문위원장인 최은화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감염이든 백신을 맞든 우리가 만든 면역도는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한다"며 "백신접종을 한 경우 입원율과 사망률, 중증화율을 낮추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고위험 대상자분들께서는 이번 동절기에 새로운 백신을 꼭 맞기를 추천드린다"고 말했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새 코로나19 변이가 출현하면서 방역당국이 촉각을 세우고 있는 지난 21일 오전 대구 달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한 시민이 검사를 받고 있다. 2023.08.24. lmy@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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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접종자 대비 2가 백신 추가접종자의 중증화 예방효과는 73.2~89%, 사망 예방효과는 74.5~90.2%다. 질병청에 따르면 현재 증가하는 EG.5 등 XBB계열 하위 변이에도 유사한 효과가 있으며 지난 겨울에 접종한 BA.4/5 기반 2가 백신보다도 높은 효과성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9월에 개학하면 학교부터 유행이 시작돼 고령자로 전파되는 양상이 이어질 것이고 현재 코로나19 검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지만 확진자 수 집계가 되지 않으면 '깜깜이 전파'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가을과 겨울에 또 다른 파고가 예상되는데 이걸 회피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백신 접종"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코로나19 유행 4년차에 일상회복이 겹쳐 접종 동력이 충분한지는 의문이다. 지난해 겨울 60세 이상 고령층의 2가 백신 접종률은 34.5%, 12세 이상은 15.2% 수준이었다.
의료계에서는 접종 동력이 떨어진 이유로 감염으로 얻은 자연면역에 대한 자신감과 백신에 대한 피로도와 거부감이 높아진 점, 이상반응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의료계에서는 백신 효과에 대해 '가짜뉴스' 등 잘못된 정보가 퍼지는 것을 국가가 나서서 더 적극 차단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김우주 교수는 "고령자나 기저질환자, 영유아로 갈수록 코로나19의 치명률이 높은 만큼 좀 더 위험도를 평가해서 꼭 접종해야 할 집단, 굳이 맞지 않아도 될 집단을 명확히 알려야 한다"며 "방역 당국의 메시지를 좀 더 정교하게 가다듬어 고위험군에서는 적극적으로 백신을 맞고 항바이러스제 검사나 투약에 무리가 없게 해야 한다"고 적극적인 자세를 요구했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이전 접종률 34%보다는 더 높은 목표를 잡아야 한다고 본다"면서 "고위험군들 중에서도 이때까지 접종 횟수가 적으셨던 분들한테 접종을 설득하고 안전성에 대한 홍보, 독감 백신과의 동시 접종으로 불편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 교수는 백신 이상반응에 대한 피해보상에 대해서도 "국내외의 과학적 연구를 지속적으로 참고해 접종과의 인과성이 확인되면 즉시 보상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지영미 질병관리청장 전날 브리핑을 통해 "국민들께도 그리고 의료진들께도 계속 홍보하고자 한다"며 "접종기관을 약 1만7000여 곳으로 확대하고 사전예약과 당일접종 동시 운영, 독감 백신과 동시접종을 통해 코로나19 예방접종 접근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dyhlee@newsis.com, leakw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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