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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이슈 6G 주도권 전쟁

[ET 시론] 국내외 Eco Player 간 전략적 협업으로 6G 시대 주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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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강종렬 SK텔레콤 사장


◇통신서비스 발전에 비례해 점점 높아지는 고객의 눈높이

일상의 모든 것들이 스마트폰 안으로 집중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빠르게 진화하는 통신 기술과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가 함께 작용한 결과로, 이동통신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눈높이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스마트폰 등 이동통신 기기의 보급과 기술혁신으로 소비자들은 이전보다 훨씬 더 다양한 서비스와 기능을 기대하게 됐고, 증가하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한 기업이나 단일 국가의 노력만으로는 충족시키기 어렵게 됐다. 이러한 어려움에 대응하기 위해 이동통신사와 빅테크, 혁신 스타트업 등 다양한 플레이어들은 글로벌 시장의 변화를 면밀히 지켜보면서, 자체적인 노력에 더하여 상호 협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일례로 최근 SK텔레콤은 급변하는 인공지능(AI) 생태계를 주도하기 위해 주요 글로벌 이동통신사들과 함께 AI 연합을 구성했다. 또, 생성형 AI혁신기업인 앤트로픽사에 1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고, 챗GPT를 만든 오픈AI사와 휴머니티를 주제로 한 해커톤 대회를 추진하는 등 다양한 플레이어들과 협업을 추진 중이다. 글로벌 AI 생태계를 선도하고 점차 높아지고 있는 고객의 눈높이에 빠르게 부응하기 위해서는, 자체적인 AI 기술개발과 병행해,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의해서다.

◇AI 대전환 그리고, 6G 시대를 대비한 기술선점 경쟁 치열

산업 전반이 AI를 통해 혁신되는 'AI 대전환'과 함께 글로벌 산업계의 또다른 큰 화두는 다가오는 6G 시대에 대비한 글로벌 기술 선점 경쟁이다.

5G를 둘러싼 기술 경쟁이 미중 무역갈등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기술 패권경쟁의 단초가 되었듯이, 다가오는 6G 시대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글로벌 경쟁은 이미 뜨겁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 미국, 일본, EU, 중국 등이 6G 패권을 거머쥐기 위해 민간과 정부 차원에서 치열하게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통신 전문가들은 6G 글로벌 표준화는 2028년, 상용화는 2030년 전후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AI 대전환과 상공망 시대를 여는 중요 인프라가 될 6G를 대비한 국가적 차원의 전략수립과 자원 투입, 기술개발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인사이트에이스애널리틱에 의하면 전세계 6G 시장 규모는, 상용화 시작이 예상되는 2030년 약 10조원에서 2035년에는 21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최초 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CDMA) 이동통신 상용화를 시작으로 3G, 4G, 5G 도입 과정을 거치며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통신 강국의 위치를 차지할 수 있었다. 오늘과 같은 위치에 설 수 있었던 것은 민간과 정부의 긴밀한 협력 속에서 올바른 방향과 속도를 가지고 전략적인 투자를 단행한 까닭이다. 6G 시대를 앞둔 지금이 다시 한 번 민관이 힘을 모아 국가적 차원의 준비를 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라 할 수 있다.

5G 경험에 비추어볼 때, 6G 시대에는 과거 세대보다 더 많은 도전적인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최근 SK텔레콤이 국내 통신업계 최초로 발간한 6G백서에서 언급했듯이 6G에서는 더 빠른 데이터 속도를 충족하기 위해 더 넓은 주파수 대역폭이 필요하게 된다. 주파수 자원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넓은 주파수 대역폭은 이미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저주파수 대역보다는 고주파수 대역에서 찾아야 할 수 있다. 그러나 고주파수 대역일 수록 서비스 커버리지가 협소해져, 고객들이 만족하는 수준의 커버리지 확보가 어려워지는 단점이 존재한다. 이러한 커버리지 문제와 더불어, 고주파수를 사용하는 단말기의 배터리 소모, 발열 등이 기술적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뿐만 아니라, 5G 시대에 걸맞는 킬러 서비스의 부재가 문제로 지적되었던 것 등 다가오는 6G 시대에서는 상기한 다양한 문제점들을 극복하면서 국내 통신산업의 차원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혁신이 필요하다.

* SK텔레콤은 지난 8월 10일 6G 표준화를 위해 필요한 핵심 요구 사항과 미래 네트워크 진화 방향성을 제시하는 '6G 백서'를 공개.

◇6G 생태계 확보를 위한 다양한 에코 플레이어(Eco Player) 간 유기적 협력

앞서 설명하였듯이 6G 시대를 목전에 둔 현 시점에서 진정한 6G 서비스 구현을 위한 다양한 문제들은 단일 기업이나 한 국가 안에서 온전히 해결하기는 어렵다. 예를 들어 통신산업은 소재, 칩, 부품, 단말, 통신 장비, 통신망, 콘텐츠,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고 있기 때문에, 생태계를 이루는 여러 분야의 플레이어들 간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특히, 6G의 경우 글로벌 표준화 작업부터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하기 때문에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은 필수적이고, 5G 시대에 비해서 협업의 강도도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우선 기존 이동통신 에코 플레이어(Eco Player) 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첫째로, 6G 주파수 발굴에 있어서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6G 후보 주파수는 중고대역(Upper-mid), 서브-테라헤르츠(Sub-THz) 대역 등 고주파수의 신규 대역 발굴 중심으로 우선 논의되고 있으나, Sub-THz와 같은 초고주파수의 경우 고객들의 기대 수준에 상응한 커버리지 구축을 위해서는 상당히 긴 세월이 필요하므로, 6G 주력망 주파수로 활용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현재 이동통신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저대역(Low band), 중저대역(Lower-mid) 대역 등의 저주파수 대역을 6G 용도로 재사용할 수 있도록 민관 차원에서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다.

둘째로, 민간 기업 및 학계가 힘을 모아 선제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6G의 기술 기반을 마련해야 하며, 이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고주파수의 물리적 한계 극복 등을 위한 기술개발과 함께 관련 기술들을 표준화에 반영하는 노력으로 6G 시대의 기술적 문제를 미리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

셋째로, 통신사와 제조사들은 6G 시대를 대비한 기술 완성도 제고 노력이 필요하다. 고주파수에서의 단말과 장비의 송수신 성능, 발열 및 배터리 소모량 개선 등을 추진하고, 획기적인 고성능 저가 부품의 개발 노력을 통해 확장 가능한 6G 기술 생태계 확보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탄소배출 등 ESG를 고려한 저전력 고효율 장비 개발도 통신사 및 제조사가 지속 협력해 나가야 하는 분야이다.

넷째로, 성공적인 6G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콘텐츠, 서비스 사업자의 6G 킬러 서비스 발굴이 매우 중요하다. 고객이 가치를 인정하고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고자 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며, 6G 성공의 가장 중요한 퍼즐은 킬러 서비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더 나아가, 6G 시대는 기존 이동통신 영역을 넘어서, 새로운 산업 분야 및 기술과 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위성, 상공망, 양자기술 및 AI 등 여러 영역의 다양한 산업과 협력이 진행될 것이다. 예를 들어 위성 및 상공망의 경우, 이미 이동통신 표준화 기술협력 기구인 3GPP에서 비지상 네트워크 규격을 LTE 및 5G 표준에 반영하고, 지상에 구성되는 이동통신망과 비지상 무선망을 통합해 산속이나 공중 등의 통신음영 지역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논의하고 있다. 실제로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엑스가 운영하는 위성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가 하반기 중 국내 서비스 개시를 눈 앞에 두고 있다. 또한, 6G가 상용화될 미래 시대에는 개인 보안의 중요성이 지금보다 훨씬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양자암호통신 기술도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6G 통신 기술에 AI가 접목되어 더욱 높은 수준의 서비스와 기술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자신문

6G 에코플레이어 협력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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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차원의 추진으로 6G 시대 통신산업 경쟁력 강화해야

이처럼 6G 시대는 수많은 기회를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기술적 도전에 따른 여러 위험요소도 함께 안고 있다. 우리나라가 2G에서 5G까지 세대 진화를 거듭하는 가운데서도 글로벌 통신강국의 위치를 굳건히 지켜왔던 것처럼, 다가오는 6G 시대에도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통신강국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준비가 필요하다.

최근 출범한 6G포럼 및 오픈랜 인더스트리 얼라이언스(ORIA)는 국가 주도로 민간 기업의 협력 생태계를 만들어 주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기술의 진화와 함께 점차 높아져가는 글로벌 고객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기술개발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생태계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민관의 전략적인 협력을 통해, 국가 차원의 전략 수립과 6G 생태계를 구성하는에코플레이어 간 유기적 협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탈세계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대표되는 지정학(地政學)적 위기는, 기술의 우위가 국제사회의 패권과 연결된다는 기정학(技政學)적 위기인 동시에 6G 시대의 도래를 앞둔 우리 앞에 새로운 도전의 기회로 남아있다. 우리는 과연 6G 시대에도 글로벌 생태계를 주도하는 강자로 남을 수 있을 것인가? 해답은 위기를 대하는 절박함과 문제를 풀어나가는 국가 차원의 스마트한 전략, 그리고 유기적 민관 협업의 강도일 것이다. 6G 시대에도 대한민국이 글로벌 통신강국으로 우뚝 서있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필자〉강종렬 사장은 30년 동안 유무선 네트워크에서 경력을 쌓은 통신 전문가다. 1989년 유공에 입사했다. 1994년 SK텔레콤에 입사해 2004년 상무로 승진, 무선 네트워크 관련 업무를 담당하다 2014년 SK브로드밴드(유선) 네트워크 부문장에 임명됐다. 이듬해 SK텔레콤 기업문화부문장을 거쳐 2017년 SK텔레콤의 네트워크를 총괄하는 ICT인프라센터장이 되면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21년 CSPO 겸직으로 사장 승진하며 SK텔레콤의 안정적인 네트워크 운용뿐 아니라 안전까지 총괄하는 역할을 책임지게 됐다.

SKT ICT인프라담당(사장) 겸 최고안전보건책임자(CSPO) 강종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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