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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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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유재선 감독, "데뷔작으로 칸 영화제 초청, 모든 것이 초현실적이다" [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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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이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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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영화감독 유재선.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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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잠'의 유재선 감독은 데뷔작으로 칸 영화제를 방문하게 된 소감을 언급했다.

유재선 감독은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영화 '잠' 인터뷰에 나섰다.

'잠'은 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이선균)와 수진(정유미)을 악몽처럼 덮친 남편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유재선 감독은 단편영화 '부탁'을 통해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에서 판타스틱 단편 작품상을 수상했다. 이어 '은밀하게 위대하게'와 '옥자'의 연출부, '버닝'의 영문 자막 번역 등 다양한 이력을 쌓고 그가 직접 각본을 쓰고 만든 첫 장편영화인 '잠'을 만들어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되기도 했다.

데뷔작인 '잠'으로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 주간에 초청된 유재선 감독은 봉준호 감독으로부터 "최근 10년간 본 영화 중 가장 유니크한 공포 영화"라는 찬사를 받은 바있다. 이에 "직접 듣지는 못하고 기사를 통해서 그 말을 봤다. 영화인으로서 존경하는 감독님이 봉준호 감독님이다. 이 영화를 봐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영광이었다. 무엇보다도 배우와 스태프에게도 감사함을 많이 느꼈다"라고 언급했다.

칸 국제영화제에서 '잠'을 선보인 소감에 관해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일이 잘 풀렸던 케이스였던 것 같다. '모든 운을 이 작품에 쓴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처음에는 제작사로부터 전화를 받았었다. 그때가 새벽이었는데 기억하는 것으로는 아내가 잠들어있어서 혼자 듣고, 수진이 현수한테 속삭이듯이 말을 걸었다. 잠결에 대답하듯이 '칸 됐다'라고 이야기해서 아내와 함께 춤을 췄던 경험이 있다"라고 말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이어 "모든 것이 초현실적이다. 한 시간도 안 되어서 굉장한 두려움이 대체했던 것 같다. 처음 영화를 선보이는 것이라서 데뷔작을 전 세계 영화인들이 바라볼까 하는 생각도 했다. 거품이라고 하면 어떻게 할지라는 걱정과 두려움도 있었다. 동일한 악몽을 여러 차례 꾸기도 했다. 다행히 관객분들의 반응이 걱정보다는 좋아서 너무나도 안도했던 기억이 난다. 세계의 반응이 좋아서 감사했지만, 한국 관객들을 염두에 두고 가장 중요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학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지만, 영화 제작 동아리에서 활동할 정도로 영화를 만드는 것에 많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고. 유재선 감독은 "영화과를 나오지 않아서 영화 제작은 현장에서 어깨너머로 배운 것이 전부다. 대학 시절에는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연출팀에서 일하고, 졸업 이후에는 봉준호 감독님의 '옥자'를 하게 됐다. 그 당시에는 망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만 했는데, '잠'을 제작하면서 '옥자'의 봉준호 감독님의 모습을 모사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과 함께 일하며 어떤 부분을 배웠냐고 묻자 "스토리보드의 중요성을 배운 것 같다. 봉준호 감독님 같은 경우에도 본인이 스토리보드를 그리시고 촬영하려고 하셨다. 아무래도 영화를 배운 것이 봉준호 감독님이다 보니 시나리오를 완성하자마자 바로 한 것이 나의 버전의 스토리버전을 그리는 것이었다. 촬영 당시에도 스토리보드를 따르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라고 설명했다.

시나리오를 어떤 식으로 구상하고 준비했냐고 묻자 "대한민국에서 연출팀으로 일하는 사람들은 감독으로 데뷔하고 싶은 꿈이 있는 것 같다. 프로젝트 사이에 자신의 시나리오를 쓰고, 대부분 그런 식으로 데뷔한다. 그래서 봉준호 감독님 차기작 연출팀과 다른 프로젝트 사이에 감독으로서 연출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써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쓴 것이 '잠'이었다. 제작사와 투자사가 잘 봐주셔서 제작하게 됐다"라고 이야기했다.

유재선 감독은 시나리오를 썼을 당시의 여자친구 지금의 아내와의 상황에 초점을 두고 만들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썼을 당시에 현재 아내가 된 여자친구와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알게 모르게 그 이야기가 많이 녹아든 것 같다. 시나리오를 마무리한 시점을 되돌아봤을 때, 이런 테마들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부에게 문제가 닥쳤을 때, 어떻게 문제를 극복해야 하는지가 큰 화두였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영화 '잠'은 오는 9월 6일 개봉한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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