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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한동훈에 반격당한 박용진 “예산 삭감해 드릴게요. 기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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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사위서 박 의원, 한 장관에 검찰 특활비 문제 제기

한 장관, 국회의원 영수증 이중 제출 소환 “그 정도는 돼야 증거 있는 것”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 언론 보도만을 근거로 검찰 특수활동비를 문제 삼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018년 박 의원을 비롯한 국회의원들이 영수증을 이중 제출해 혈세를 낭비한 사례를 소환했다. 적어도 의혹 제기를 하려면 그 정도 근거는 제시하란 취지였다. 그러자 박 의원은 ‘예산 삭감’ 예고로 응수했다. 국회의원의 예산권을 감정적으로 휘둘러도 되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박 의원은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검찰 특수활동비 사용 실태를 분석한 최근 뉴스타파 보도를 인용해 검찰 특활비 관련 문제를 제기했다. 박 의원은 “검찰이 제도 개선을 한 뒤에도 2019년까지 꾸준히 격려금, 떡값 등으로 검찰 특활비가 쓰이고 있다는 보도가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2018, 2019년 당시 명절을 앞두고 특활비를 격려금으로 준 정황이 있다는 보도 내용을 언급했다. 박 의원은 “이게 사실이라면 문제가 될 테고 사실이 아니라면 검찰이나 법무부에서 반박자료를 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한 장관은 “뉴스타파 근거로만 말씀하시는 건가. 뉴스타파 근거만 가지고 추정해서 말씀하시면 안 된다”며 “그 말이 어떻게 떡값으로 나눠줬다는 말이 되느냐. 그 돈을 가지고 나눠 가지고 그렇지 않다”고 했다. 박 의원은 “해명자료를 내시라. 그래서 국민들한테 이런 의혹은 말끔하다는 걸, 검찰이 잘하고 있다고 얘기하시면 되지 않느냐”고 했다.

박 의원은 검찰 특활비를 두고 재차 “기밀성이 있다고 하지만 특활비를 떡값으로 나눠주는 것하고 수사 기밀하고 무슨 상관이 있나”라고 물었고, 한 장관은 “누가 떡값으로 나눠줬다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에 박 의원은 한 장관에게 “흥분하지 마시라”면서 “해당 자료를 내시면 되지 않느냐”고 했다.

이후 한 장관은 답변 기회가 오자 “박용진 의원의 말씀 중에서 사실과 다른 게 많다”며 “떡값을 (나눠 줬다고) 이렇게 국민 앞에 주장하시는데, 지금 근거는 뉴스타파 뇌피셜(근거 없는 주장)뿐이지 않나. (검찰 특활비는) 2017년에 여러가지 감찰이 있었고 그 이후에 개선이 이루어진 사안”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세금도둑잡아라' 등 시민단체와 뉴스타파 관계자들이 2018년 12월 4일 서울 중구 성공회빌딩에서 '영수증 이중제출' 국회의원 26명의 명단을 공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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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관은 이 과정에서 2018년 12월 국회의원들이 영수증을 중복 제출해 국회 예산을 타낸 문제를 소환했다. 여기에는 박용진 의원도 포함됐었다. 그는 “예를 들어 ‘국민의 세금을 빼먹었다’는 정도의 얘기가 되려면 국회의원이 선관위와 국회사무처에 영수증을 이중 제출해 돈을 빼먹은 게 밝혀져 사과한 정도는 되어야 증거가 있는 것“이라며 “(박 의원의 문제 제기는) 영수증 등 아무런 근거도 없이 (특활비를)‘떡값’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며 굉장히 모욕적인 얘기”라고 했다.

한 장관이 언급한 ‘국회의원 영수증 이중제출’ 건은 2018년 시민단체의 기자회견으로 드러난 사건이다. 국회의원 26명이 약 1억6000만원을 빼돌렸다는 내용이었는데, 당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였던 홍영표 의원이 1936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명단에 박 의원도 포함됐다. 금액은 100만원이었다. 당시 의원 대부분은 영수증 이중제출로 받은 돈을 반납했거나 반납 의사를 밝혔다.

반격을 당한 박 의원의 대답은 ‘예산 삭감 예고’였다.

한 장관 답변이 끝날 때쯤 누군가 마이크가 꺼진 상태로 중얼거리자, 한 장관이 ”예산 삭감해드린다고 기대하라고 말씀하셨습니까 지금?”이라고 했다. 이는 박 의원이 마이크가 꺼진 상태로 발언한 내용을 들은 한 장관이 확인차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공개된 국회 속기록에는 박 의원이 “증빙자료 없으시면 다 삭감해 드릴게요. 기대하세요”라고 말한 것으로 나온다.

이에 대해 여권 관계자는 “국회의원이 합리적 근거도 없이 자기 기분을 상하게 했다는 이유로 예산을 깎겠다는 건 갑질이 아니냐”고 했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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