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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日 오염수 방류, 어민 반대에도 강행…원전 폐기까지 과제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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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어민 "마지막 한 방울까지 반대"…'소문 피해' 우려 지속

中·러, 방류 반대 입장 고수…"오염수 발생 막을 대책 없어"

연합뉴스

18일 도쿄 총리관저 앞에서 열린 오염수 방류 반대 집회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를 이르면 오는 24일 시작하겠다는 방침을 22일 확정했다.

하지만 일부 어민들과 주변국의 반대가 여전하고 오염수 발생을 막을 근본적인 대책이 없어 방류가 순조롭게 진행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 방류를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폭발 사고가 일어난 후쿠시마 원전 폐기와 재해 지역 부흥을 위한 전제 조건이자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로 판단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오염수 방류 계획이 과학적으로 안전하다는 검증 결과를 발표한 이후 일본 정부는 국내외에서 적극적인 홍보전을 벌였고, 어느 정도 성과가 쌓였다고 판단해 이달 하순에 방류를 개시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지 언론들은 어민과 주변국 반대, 수십 년이 걸릴 방류와 원전 폐기 작업 등을 거론하면서 일본 정부가 논의를 충분히 하지 않고 결정을 내려 실행에 옮기는 '개문발차'(開門發車)를 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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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日총리, 오염수 방류 앞두고 어민 단체장 면담
(도쿄 교도=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왼쪽) 일본 총리가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를 앞두고 21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전어련) 사카모토 마사노부 회장과 면담하고 있다. 2023.8.21 sungjinpark@yna.co.kr



◇ 기시다 "일정한 이해 얻었다"…어민들 "안전과 안심 달라"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개최된 한미일 정상회의를 마치고 19일 귀국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후쿠시마 원전 시찰과 어민 면담을 속전속결로 마친 뒤 방류 시기를 결정했다.

그는 지난 20일 후쿠시마 원전에서 오염수 방류 설비를 직접 살펴 안전성을 확인하고, 도쿄전력 측에 긴장감을 갖고 방류 절차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이튿날인 21일에는 도쿄 총리관저에서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전어련)의 사카모토 마사노부 회장과 만나 "수십 년에 걸쳐서라도 전적으로 책임지고 대응하겠다고 약속한다"며 어업인들의 이해를 구했다.

앞서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2015년 어민 단체에 '관계자'의 이해 없이 오염수를 처분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긴 문서를 전달한 바 있다.

기시다 총리는 사카모토 회장과 면담한 이후 "관계자의 일정한 이해를 얻었다"며 "일본과 IAEA의 대응에 대해 국제사회의 이해도 증진됐다"고 말했다.

오염수 방류 일정을 결정하기 직전 마지막 일정으로 관계자인 어민과의 만남을 소화하고, 이를 통해 방류를 위한 조건이 형성됐음을 강조한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방류 개시 일자를 이달 24일로 정한 배경에도 후쿠시마 지역 어민에 대한 고려가 있다고 일본 언론들은 짚었다.

요미우리신문은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저인망어업이 9월 1일 시작된다"며 "일본 정부는 휴어(休漁) 기간인 이달 중에 방류를 시작한 뒤 모니터링 데이터를 공표해 안전성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기시다 총리의 발언과 달리 사카모토 전어련 회장은 "처리수 해양 방류에 반대한다는 것은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며 "(2015년) 약속이 깨진 것은 아니지만 지켜지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오염수 방류의) 과학적 안전성에 대한 이해는 어민들 사이에 깊어지고 있다"면서도 "과학적 안전과 사회적 안심은 다르다"고 못 박았다.

후쿠시마 지역 어민들의 반대 기류는 더욱 강한 것으로 보인다.

노자키 데쓰 후쿠시마현 어협연합회장은 "모니터링에서 이상한 수치가 나오면 바로 방류를 멈추도록 우리들은 마지막 한 방울까지 반대를 지속할 것"이라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후쿠시마 지역에서는 원전을 방문한 기시다 총리가 지역 어민들과는 만나지 않은 것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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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지지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소문 피해 대책 불충분" 견해 지배적…원전 폐기 일정은 미지수

일본 어민들이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주된 이유로는 이른바 '소문(풍평) 피해'가 꼽힌다. 일본에서 소문 피해는 통상적으로 근거 없는 소문이 확산해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는 것을 지칭한다.

교도통신이 지난 19∼20일 진행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오염수 방류로 소문 피해가 발생한다는 견해는 88.1%에 달했다.

아사히신문이 같은 기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일본 정부의 소문 피해 대책이 "충분하지 않다"고 밝힌 응답자가 75%였다.

이와 관련해 후쿠시마 오염수를 '핵 오염수'로 지칭하며 방류 계획 중단을 요구해 온 중국은 이미 지난달부터 일본산 수산물에 대해 세관에서 전면적인 방사선 검사를 하는 방법으로 사실상 수입 규제를 시작했다.

방류가 시작되면 중국과 홍콩은 일본산 수산물은 물론 다른 식품에 대해서도 수입 규제 강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달 일본 측에 오염수 처리 방법을 '대기 방출'로 재고해 달라고 요청하는 등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국내외 소문 피해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오염수 방류 개시 이후에도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주변 지역의 우려 해소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장기적으로는 향후 약 30년간 이어질 오염수 방류의 안정성 담보가 중요한 과제다.

도쿄신문은 "오염수 발생량이 2015년도와 비교해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면서도 "오염수 발생을 멈추려면 원자로로 유입되는 지하수와 빗물을 막아야 하는데, 아직 구체적인 대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 정부가 원전 폐기 작업에 필요한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오염수 방류를 결정했으나, 핵연료 반출을 비롯한 원전 폐기 방법과 일정은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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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주요 일지
(교도=연합뉴스) 김영은 기자 = 0eun@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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