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개미, ETF 설정액도 한 달 사이 3539억 감소
中 경기 침체 장기화 관측
“경제성장률도 5.2%→4%대로 내려 잡을 듯”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중국 경제의 버팀목인 부동산 시장이 흔들리자 국내 투자자들이 중국 펀드에서 빠르게 투자금을 빼내고 있다. 부진한 경제 지표가 잇따라 나온 만큼 중국이 장기 불황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중국의 부동산발 위기가 글로벌 시장으로 전이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나 중국 증시가 회복세로 전환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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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18일 기준), 국내에 출시된 중국 공모펀드 154개 순자산은 최근 일주일 새 1900억원 감소했다. 최근 한 달 사이 줄어든 규모가 2141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최근 들어 이탈세가 가팔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운용규모가 큰 ‘미래에셋차이나그로스증권자투자신탁1(주식)종류A’의 설정액은 최근 일주일 사이 224억원이 빠져 나갔고, ‘KB통중국4차산업증권자투자신탁(주식)A’(152억원), ‘다올중국1등주증권자투자신탁[주식]종류A’(112억원) 등에서도 순자산 규모가 줄어들었다.
수익률도 다시 악화되고 있다. 최근 6개월 간 중국 공모펀드 수익률은 –12.57%로 부진에 빠졌지만 저가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낙폭을 줄이는 흐름이었다. 최근 3개월, 1개월 수익률은 각각 -5.38%, -3.08%로 개선되고 있었는데 최근 일주일 간 수익률은 -4%대로 다시 내렸다. 154개 중 2개를 제외한 모든 공모펀드가 ‘마이너스’였다.
ETF(상장지수펀드) 사정도 마찬가지다. 현재 중국 관련 ETF 38개 설정액은 5조4445억원으로 최근 한 달 사이 3539억원이 줄어들었다. 연초 이후로 넓혀보면, ETF 설정액은 중국의 리오프닝(경기 재개) 기대감에 힘입어 5214억원이 늘었지만 최근 한 달 간 순유출세가 나타나면서 투자 규모도 줄어들고 있다.
‘TIGER 차이나항셍테크’와 ‘KODEX 차이나 항셍테크’ 등 홍콩 증시 상장 기술주에 투자하는 ETF는 한 달 동안 3% 올랐지만 최근 일주일 수익률은 -4% 안팎의 손실을 내고 있다. 이 기간 중국 본토주로 구성된 ‘KODEX 차이나H레버리지’는 -10.32%를 기록했다. 유일하게 수익을 낸 상품 역시 하락장에 베팅한 ‘인버스’ 상품이다. ‘KOSEF차이나A50커넥트인버스MSCI(합성H)’은 지난 일주일에만 4.28%의 수익을 냈다.
주요 부동산 개발업체의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투자심리도 얼어붙는 분위기다. 이번 차이나 리스크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는 관측이 많지만 중국 정부가 위기를 제때 제어하지 않으면 국내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도 팽배하다. 이에 금융당국은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에 대한 국내 금융사의 익스포저(위험 노출액·4000억원)을 파악하고 중국 상황을 24시간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각종 대비책을 마련하겠지만 이번 이슈가 장기화돼 기업 실적 악화로 이어진다면,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이 서서히 나타날 수 있다”며 “특히 중국은 지난 10년간 부동산을 통해 성장을 추구해 왔고 부채비율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예상보다 고금리가 장기화될 전망인 만큼 국내 부동산 관련 기업이나 리츠 투자에 있어 부채비율이 낮은 기업으로 우선순위를 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중국 증시가 회복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한 2023년 중국 경제성장률은 5.2% 수준이지만 주요 투자은행(IB)들이 4%대 중후반으로 하향조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이 같은 전망을 내놓은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마오쩌둥 시대 이후 처음으로 3년 연속 5% 미만 경제 성장률을 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중국 경제를 바라보는 투자 심리가 호전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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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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