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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아동학대 피해와 대책

낮잠 안 자는 아이 이불째 밀어 ‘아동학대’? 항소심도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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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최근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으로 교권보호에 대한 사회적 목소리가 높아진 가운데 유치원과 어린이집 등 미취학 아동을 가르치는 교사들도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에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데일리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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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고등법원 제3형사부(부장판사 이창형)는 아동학대 특별법 등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어린이집 원장 A씨의 1심 판결에 대해 “무죄 판단은 정당하다”며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A원장은 지난 2020년 10월 19일 어린이집 야외 활동을 준비하다가 다른 친구와 싸워서 나가지 않겠다는 B아동의 팔을 강하게 잡아 올려 출입문으로 데리고 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어린이집의 C보육교사도 2020년 10월 20일 낮잠시간에 D아동이 낮잠을 자지 않는다며 양손으로 2회 강하게 밀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하지만 1심에서는 A원장과 C보육교사 모두 아동학대 혐의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판결했다. 재판부가 확인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A원장이 밖에 나가지 않겠다며 우는 B아동을 달래는 모습이 있었다고 봤다. A원장은 B아동에 물을 권하거나 등을 토닥이며 달랬지만 B아동은 이를 거부하면서 발버둥쳤다. 재판부는 이어 “B아동은 오히려 피고인을 포함한 보육교사들의 보살핌과 위로 속에 울음을 그치고 기분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했다.

C보육교사에 대해서도 “(C보육교사의) 행동이 특별히 고통을 느낄 정도였다거나 신체에 부정적 변화를 가져올 위험이 있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라고 봤다. 검사 측에서는 “(C보육교사가) 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이의 몸을 양손으로 2회 세계 밀쳐 폭행하고 다른 아이는 보듬어 차별하는 방법으로 신체적, 정서적 학대행위를 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당시 D아동은 요에 누워 이불을 덮고 있었고 C보육교사는 그 상태 그대로 옆으로 밀어 잠자리를 이동시킨 것”이라며 “위 행동이 아이를 구박하고 다른 아이만 보듬어 애정을 보이는 방식으로 차별하는 모습이라고 볼 근거는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또 “C보육교사의 행동은 보육과정에서 보육교사가 당연히 할 수 있는 행동이나 정도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그러나 C보육교사는 그 해 12월 어린이집을 그만 뒀고, 이듬해인 2021년 1월 9일 사망했다.

2심에서도 “공소사실 외 C보육교사가 원아들에게 아동학대로 볼만한 행위를 한 사례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원심의 무죄 판결이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한편,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동조합이 발표한 ‘유치원 현장의 교육 활동 침해 실태’에 따르면 ‘학부모에 의한 교육 활동 침해’가 68%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유아에 의한 교육 활동 침해’는 19%,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는 7%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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