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패럴림픽 앞두고 탈출…2년 만에 국제대회 정상
"파리 패럴림픽 향해 도전할 것…아프간 여성들에게 메시지 전하겠다"
유럽 챔피언 오른 쿠다다디 |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2년 전 아프가니스탄을 극적으로 탈출해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 참가했던 난민 장애인 태권도 선수 자키아 쿠다다디(24)가 유럽 챔피언에 올랐다.
쿠다다디는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린 유러피언 파라 챔피언십 2023 태권도 여자 47㎏급 결승에서 누르지한 에큰즈(튀르키예)를 연장전에서 2-0으로 꺾고 우승했다.
그는 정규 시간 종료 수 초를 남기고 4-6으로 뒤져 패색이 뒤졌으나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어 연장 승부를 펼쳤고, 끈질기게 상대 선수를 밀어붙여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쿠다다디가 메이저 국제대회에서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경기 후 인사이드더게임즈 등 외신과 인터뷰에서 눈물을 삼키며 "처음으로 우승해 매우 행복하다"라며 "난 아프가니스탄 선수지만, 국내 문제로 난민 자격으로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난 2024 파리 패럴림픽을 향해 계속 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왼팔에 선천성 장애를 갖고 태어난 쿠다다디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아프가니스탄 선수 최초로 올림픽 메달을 획득한 로훌라 니크파이의 모습을 보고 태권도를 배웠다.
그는 불안한 국내 정세로 힘들게 선수 생활을 이어갔지만, 장애를 가진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에게 희망을 전달하겠다며 훈련을 멈추지 않았다.
2020 도쿄 패럴림픽 출전한 쿠다다디 |
쿠다다디는 2020 도쿄 패럴림픽이 열린 2021년 큰 고초를 겪었다.
당시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해 도쿄 패럴림픽 출전이 무산되는 듯했다.
쿠다다디는 세계태권도연맹(WT)의 도움을 받아 극적으로 카불에서 탈출했고, 프랑스 파리를 거쳐 일본 도쿄에 입성해 아프가니스탄 최초의 패럴림픽 여자 선수가 됐다.
당시 쿠다다디는 여자 49㎏급 16강에서 탈락했으나 전 세계에 큰 울림을 전했다.
이후 쿠다다디는 프랑스 태권도협회의 도움을 받아 프랑스를 거점으로 훈련을 이어갔다.
쿠다다디는 이날도 프랑스 대표팀 도복을 입고 출전했다.
쿠다다디는 앞으로도 프랑스 대표팀이 아닌 난민팀으로 국제대회에 출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파리 패럴림픽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다면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에게 큰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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