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래학자’ 셔먼이 보는 희망
■ 글로벌 머니
돈 줘서 출산율을 높인다고? 성공 사례가 아주아주 적다는 것이 팩트랍니다. 한국만 그런 게 아닙니다. “고령층도 혁신을 이끌 수 있다”는 미래학자를 만났습니다. 그에겐 40대 병사들이 전장에서 싸우는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전쟁이 기묘하게 여겨집니다. 두 나라 모두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겪는데 전쟁을 하다니요. 초고령화 시대에 그가 보는 희망은 무엇일까요?
브래들리 셔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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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고령화가 시대의 화두다. ‘수퍼 에이지(Super Age)’ ‘엘더노믹스(Eldernomics)’ ‘미들플러스 세대(Middle-plus Generation)’ 등 신조어도 많다. 『슈퍼 에이지 이펙트』의 지은이인 미국 미래학자 브래들리 셔먼을 인터뷰했다.
Q : 수퍼 에이지란 말을 직접 만들었나.
A : “유엔이 제시한 인구 모델에서 빌려온 개념이다. 유엔은 세계 인구가 고령화(aging) 단계, 고령화한(aged) 단계, 초고령화한(super aged) 단계로 이뤄진 3단계를 거쳐 갈 것으로 봤다. 초고령화한 사회는 다섯 사람 가운데 한 명의 나이가 65세 이상인 경우다. 노인 인구가 전체의 20% 이상일 때 수퍼 에이지라는 얘기다. 많은 사람이 걱정하는 현상이다. 하지만 아주 좋은 기회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도 말할 수 있다. 미국 고령화위원회 대표인 람지 올윈은 고령층이 가진 숙련도 등을 활용해 생산성을 올리지 않으면 미 경제가 쇠퇴할 수 있다며 엘더노믹스란 말도 썼다. 엘더노믹스는 고령화 사회의 긍정적인 면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내가 좋아하는 개념이다.”
김주원 기자 |
Q : 왜 재앙이 아닌 ‘아주 좋은 기회’인가.
A : “지금까지 고령화는 적은 수의 젊은이들이 많은 수의 노인을 부양하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그런데 몇 가지를 바꾸면 고령화가 우려스러운 현상만은 아닐 수 있다. 바로 ‘생물학적으로 일할 수 있을 때까지 일한다’는 생각을 일상화하는 것이다. 우리는 일할 수 있는데도 일정 나이가 되면 은퇴하는 게 규범인 사회에서 살고 있다. 이를 바꿔 건강 때문에 더는 일할 수 없을 때까지 일하면 재정 부담이 줄어든다. 세수 기반도 유지된다.”
김경진 기자 |
Q : 고령자가 끝까지 일하도록 하는 길이 유일한 해결책일까.
A : “우리 앞에는 세 가지 길이 있다. 우선 급여를 받고 일할 수 있는 나이를 낮추는 것이다. 미국의 일부 주가 14세까지 나이를 낮추기도 했다. 청소년 노동 허용이다. 둘째는 이민을 받아들이는 방법이다. 셋째가 고령 인구를 적극 활용하는 길이다. 바로 ‘미들플러스 세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이다.”
셔먼이 말하는 미들플러스 세대는 나이로 표현하면 50~74세 사이다. 생물학적으로 충분히 일할 수 있고, 경제적으로 쪼들리지 않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경제활동을 이어가면 소비 패턴과 자산 운용 등에서 독특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앞으로 기업이 주목해야 할 세대라는 게 셔먼의 주장이다.
김경진 기자 |
Q : 한국은 각종 인센티브로 출산율을 높이려고 하는데.
A : “수많은 나라가 세금을 깎아주거나, 현금을 주거나 부모의 양육 부담을 줄여주는 정책으로 출산율을 높이려 했다. 한국의 적잖은 전문가들이 ‘이런저런 나라가 이렇게 해서 성공했다’며 ‘우리도 그렇게 해보자’고 주장할 것이다. 하지만 성공한 사례가 아주아주 적다. 출산율이 이전보다 높아졌다며 출산율 장려 정책이 성공했다고 주장할 수는 있다. 그러나 여성 1명당 2.1명 이상의 아이를 낳아야 성공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 ‘마의 2.1명’을 이룬 나라는 거의 없다. 그렇다면 이민을 활발하게 받아들이고 나이 든 사람들을 활용하는 수밖에 없다.”
김영희 디자이너 |
Q : 일할 수 있을 때까지 일하는 사회가 되면 출산율이 높았을 때 거둔 경제성장률을 기대할 수 있을까.
A : “아니다. 출산율이 높았을 때 성장률을 기준으로 수퍼 에이지 시대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 다만 고령층을 단순히 보살펴야 하는 대상으로만 생각할 게 아니라 그들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하면 수퍼 에이지 시대 경제로 바뀌는 과정이 부드러울 수 있다. 단기적으로 성장률이 가파르게 떨어지는 것을 막아 경제가 자연스럽게 뉴노멀에 이를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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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규 국제경제 선임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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