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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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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빙'·'D.P.'…웹툰·소설 원작자가 각본까지 쓴 드라마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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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녀장의 시대'·'대도시의 사랑법'…세계관·인물 이해도 높아

연합뉴스

드라마 '무빙'과 'D.P.' 시즌2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디즈니+ '무빙'과 넷플릭스 'D.P.', 소설이 원작인 '대도시의 사랑법'과 '가녀장의 시대'.

참신한 소재와 설정을 가진 원작을 드라마로 제작하는 사례가 늘면서 웹툰이나 소설 원작자가 아예 직접 각본을 쓰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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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무빙'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3일 영상 콘텐츠 업계에 따르면 9일 1∼7회가 공개된 디즈니+ 오리지널 드라마 '무빙'은 동명 웹툰의 원작자인 강풀(본명 강도영) 작가가 직접 각본을 썼다.

초능력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웹툰 '무빙'은 흥미로운 소재에 강 작가 특유의 인간미를 곁들인 서사가 어우러져 누적 조회수 2억 회를 넘긴 히트작이다.

웹툰을 그릴 때도 미리 글로 초안을 작성하는 강 작가는 드라마 제작을 위해 직접 1년에 걸쳐 각본을 썼다. 그 결과 드라마 '무빙'은 강 작가 웹툰의 장점을 고스란히 흡수했다.

일반적으로 만화를 영상물로 제작할 경우 분량의 한계 때문에 주변 인물이나 중요도가 낮은 서사를 덜어내는 일이 많지만, '무빙'은 오히려 인물을 늘렸다.

강 작가는 원작의 인물 대부분을 드라마에도 등장시키면서 웹툰에 없던 프랭크(류승범 분)나 전계도(차태현)를 추가했다.

각각의 인물이 가진 서사를 극대화하면서 이들의 서사에 연결고리를 만들어 재미와 감동을 전하는 강 작가 웹툰의 특성이 드라마에 그대로 녹아들었다.

'무빙'이 일반 드라마보다 긴 20부작이 된 것도 원작의 서사를 덜어내기보다 최대한 담겠다는 강 작가의 의지에 따른 것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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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D.P.' 시즌2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달 28일 시즌2 전편이 공개된 'D.P'는 원작 웹툰 'D.P 개의 날' 김보통(본명 김호열) 작가가 드라마 연출자인 한준희 감독과 공동으로 각본을 썼다.

'D.P 개의 날'은 드라마 제작이 확정되기 전부터 독자들에게 흥미로운 스토리 전개를 인정받아 누적 조회수 1천만 회를 넘겼다.

김 작가는 드라마로 각색할 때 군무이탈 체포조 D.P.(Deserter Pursuit)의 활동 등 작품의 얼개와 대부분의 인물은 유지하면서도 여러 곳을 손봤다.

원작에선 노련한 상병으로 등장했던 안준호(정해인)가 드라마에선 체력과 끈기는 있으나 요령은 부족한 신병으로 변모했고, 웹툰에 없던 준호의 선임병 한호열(구교환)이 새로 등장했다.

시즌1에서 중요한 인물인 조석봉(조현철)이나 시즌2에서 주요 사건의 단초가 되는 김루리(문상훈) 등도 원작엔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원작에 나오는 인물들의 성격이나 행적이 이들에게 조금씩 이식된 흔적을 보인다.

이처럼 'D.P.'는 원작에서 등장한 인물과 에피소드를 대폭 수정했다. 비교적 중요도가 낮은 인물이나 에피소드는 덜어내 몰입감을 높이는 효과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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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가녀장의 시대'(왼쪽)와 '대도시의 사랑법'
[각 출판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웹툰뿐 아니라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도 잇달아 원작자가 직접 각본 집필을 맡았다.

이슬아 작가는 자신의 첫 장편소설인 '가녀장의 시대' 드라마용 각본을 직접 쓰기로 제작사와 계약했다. '가녀장의 시대'는 가세를 일으켜 '가녀장'이 된 주인공과 그의 가족이 겪는 일을 익살스럽게 다룬 소설이다.

제작을 앞둔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 역시 같은 제목의 원작 소설가 박상영이 직접 각본을 쓴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2022년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로 꼽히는 부커상의 인터내셔널 부문에 후보로 오르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원작자는 누구보다 원작의 세계관과 등장인물을 잘 이해하는 만큼 각본을 직접 집필하는 경우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강풀 작가는 지난달 20일 열린 드라마 '무빙' 관련 행사에서 작품의 설정 의도를 직접 자세히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웹툰에 담지 못했던 것을 더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시리즈(드라마) 탄생의 기반이 됐다"고 각본을 맡은 이유를 말했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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