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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러시아의 구글’ 창업자, 우크라 침공 강력 비판…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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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나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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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구글’ 창업자, 우크라 침공 강력 비판…이유는? / 사진=얀덱스 공동 창업자 아르카디 볼로시.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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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구글’로 불리는 러시아 최대 IT기업 ‘얀덱스’의 창업자가 뒤늦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러시아 인터넷 검색 엔진 기업인 얀덱스의 공동 창업자인 아르카디 볼로시(59)는 10일(현지시간) 러시아 독립매체 메두사를 통해 발표한 공식 성명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시작한 우크라이나 전쟁은 “야만적”(barbaric)이라고 작심 비판했다.

현재 이스라엘에 거주하고 있는 그는 이번 성명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야만적이며 나는 이 전쟁에 절대적으로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집이 매일 폭격당하고 있다”며 “그들 중 많은 이들이 내 친구이자 친척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매우 끔찍하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는 “2014년에 이스라엘로 이주했지만 국가(러시아)의 행동에 대해 내 몫의 책임을 져야 한다”며 성명을 낸 이유를 설명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볼로시의 성명은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전과 관련해 나온 러시아 유력 기업인들의 많지 않은 비판 가운데 가장 강력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 사업가가 우크라이나전에 반대하는 공식 입장을 발표한 사례는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영국 정부는 푸틴 대통령을 비판한 러시아 금융인 올레그 틴코프를 제재 명단에서 제외했다. 틴코프는 러시아 국적을 포기했다.

다른 많은 올리가르히(신흥 재벌)들은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거나, 반대 의견을 내더라도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해 왔다. 서방 제재에 대한 두려움과 국내 보복 위협 사이에 끼어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64년 옛 소련에 속한 카자흐스탄 서부 도시 구리예프(현 아티라우)에서 태어난 볼로시는 현재 러시아와 이스라엘 이중 국적을 유지하고 있다.

이달 초 그는 개인 웹사이트 볼로시닷컴에서 스스로를 “카자흐스탄 태생의 이스라엘 기술 기업가”라고 소개했다가 우크라이나전 지지자와 반대론자 모두로부터 러시아와의 연관성을 희석하려는 시도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볼로시는 우크라이나전이 18개월째로 접어든 시점에 뒤늦게 전쟁 반대 입장을 표명한 이유에 대해 “침묵을 지킬 수밖에 없었던 많은 이유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내 성명의 시점에 대해 논쟁할 순 있지만 그 본질에 대해서는 논쟁해선 안 된다. 나는 전쟁에 반대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전쟁이 시작된 이후 해외로 이민을 원하는 러시아 엔지니어들을 지원하는 것이 자신의 우선순위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볼로시는 지난해 6월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전과 연관된 러시아 개인 및 법인에 대한 제재 목록에 자신을 포함한 후 얀덱스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나고 이사회에서도 떠났다.

볼로시는 얀덱스와 더는 공식적인 관계가 없지만, 여전히 이 회사의 주식 8.5%(5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당시 EU는 얀덱스를 제재 목록에 넣은 이유에 대해 “검색 결과에서 (전쟁을 지지하는) 국영 미디어 보도를 홍보하고, 크렘린에 비판적인 콘텐츠의 순위를 낮추거나 삭제한 데 대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2011년 미국 뉴욕증시 나스닥에 상장된 얀덱스는 현재 네덜란드에 등록된 모회사인 ‘얀덱스 NV’에서 러시아 내 주요 수익 창출 사업을 분리하는 기업 구조 조정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로 망명한 러시아의 야당 인사들은 볼로시의 이번 성명에 환영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의 대표적 야권 운동가인 알렉세이 나발니 측근인 레오니트 볼코프는 텔레그램에 “가장 어렵지만 동시에 가장 중요한 첫 번째 발걸음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지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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