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에쓰오일 CEO 실질적·최종적 경영권을 행사한 사실이 없어"
대신 정유생산본부장, 생산운영본부장, 에쓰오일 법인 등 13명 기소
산업안전보건법 및 화학물질 관리법 위반 혐의 적용
검찰 "원하청 한 곳 도 매뉴얼 따라 안전점검 안 해" 사고 원인 밝혀
에쓰오일 후세인 알 카타니 CEO가 2022년 5월 20일 오전 에쓰오일 울산공장 본관 1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발생한 폭발사고와 관련 사과문과 함께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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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협력업체 직원 1명이 숨지고 원·하청 노동자 9명이 중경상을 입은 지난해 5월 에쓰오일 온산공장 폭발사고와 관련해 검찰이 후세인 알 카타니 전 에쓰오일 CEO와 이 회사 최고 안전책임자(CSO)에 대해 중대재해처벌법상 혐의 없음으로 결론을 냈다.
대신 울산지검은 이 사고의 책임을 물어 온산공장의 최고 책임자인 정유생산본부장, 생산운영본부장, 에쓰오일 법인 등 총 13명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화학물질 관리법 위반으로 11일 기소했다.
전신화상을 입은 하청 현장소장, 상급자의 지시에 따라 작업을 수행한 원·하청 직원 등 6명은 기소유예 처분했다.
울산지검은 중대재해처벌법위반 혐의와 관련해 "에쓰오일 대표이사는 에쓰오일의 대주주인 외국기업이 선임한 외국인이며, 안전보건에 관한 사항은 최고 안전책임자(CSO)에게 전부 위임하고 실질적·최종적 경영권을 행사한 사실이 없어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로 보기 어려웠다"라며 무혐의 처분의 이유를 설명했다.
또 "CSO 이모씨는 안전에 관한 경영책임자에 해당하나 위험성평가 절차와 중대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을 대비한 매뉴얼을 마련하는 등 중대재해처벌법상의 안전보건확보의무를 모두 이행했다"라며 "특히 이 사건은 법 시행 후 6개월 내에 발생한 사고로서 반기 점검 의무 대상에는 해당하지 아니해 혐의 없음 처분했다"라고 덧붙였다.
무혐의 처분을 받은 후세인 알 카타니 전 에쓰오일 CEO는 올해 5월 퇴임 후 한국을 떠난 상태다.
사고 직후 알 카타니 CEO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외국계 기업에 대한 중대재해법 적용이 검토된 것은 처음이었다.
에쓰오일은 최대주주가 사우디 아람코인 외국계 기업으로, 중대재해법은 속지주의 법리에 따라 외국계 기업의 경영 책임자도 처벌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하지만 이번 검찰의 최종 결론은 중대재해처벌법 대신 산업안전보건법과 화학물질 관리법이 적용됐다.
화학물질관리법 위반(징역 10년 이하 또는 벌금 2억원 이하)은 화학물질 사고에 대해 형법상 업무상 과실치사(징역 5년 이하 또는 벌금 2000만원 이하)보다 중하게 처벌하도록 우선 적용되는 특별법이다.
2022년 5월 19일 에쓰오일 온산공장 폭발 화재 현장. 파이낸셜뉴스 사진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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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 온산공장에서는 지난 2022년 5월 19일 오후 8시 51분 휘발유 첨가제를 만드는 과정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협력업체 직원 1명이 숨지고, 원·하청 근로자 9명이 다쳤다.
사고의 원인과 관련해 울산지검은 당시 밸브 정비작업 과정에서 사전 위험성평가가 매뉴얼대로 실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
밸브 개방 과정에서 화학물질인 C4(부탄) 누출 우려가 있음에도 이에 대비한 덮개판(맹판) 설치 등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아니한 것이 사고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울산지검은 "정비 작업에 관여한 공장 내 여러 부서와 하청업체들 가운데 한 곳이라도 매뉴얼에 따라 위험성을 제대로 평가하거나 안전점검을 하였다면 사고가 방지될 수 있었음에도 이들 모두가 평가와 점검을 태만히 한 것으로 확인되어 온산공장 최고 책임자 등을 기소했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기소와 관련해 에쓰오일은 "관계법령을 준수하고, 안전보건관리시스템을 더욱 강화하는 등 사고를 방지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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