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7 (수)

이슈 5·18 민주화 운동 진상 규명

차기환 방문진 이사, 5·18 폄훼·세월호 유족 비하 다시 도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광주 시위대 조준 사격 없었다” 왜곡…색깔론·극우 발언도
세월호 유족 “내년 10주기 앞두고 부정적 영향 줄까 우려”

경향신문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9일 차기환 변호사(사진)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보궐이사로 임명하자 그의 과거 행적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수원지법 판사 출신으로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방문진 이사와 KBS 이사를 지낸 차 변호사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 비하, 5·18 폄하·왜곡 등 극우적 언행으로 논란이 됐던 인물이다.

차 변호사는 2012년 “경악! 북한군 광주 5·18 남파 사실로 밝혀져”라는 제목의 한 인터넷 매체 기사 링크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고 “많은 민간인 사망자들이 진압군이 쓰는 M16이 아니라 M1이나 칼빈 탄알에 맞아 죽었다는 것은 87년 청문회와 사망진단서로 밝혀졌었다”고 주장했다. 또 “평화적으로 행진하는 시위대를 조준사격한 적 없다” “<화려한 휴가>와 같은 영화는 5·18의 진상을 왜곡하거나 피해를 과장해서 국민들에게 국군과 대한민국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하게 한다”고 했다. 2015년 보수단체 토론회에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은 대한민국 정치체제를 부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했다.

차 변호사는 2015년 세월호 진상조사위원회 비상임위원을 맡았다. 그는 유가족 의사자 인정 등을 담은 세월호 특별법에 대해 “일부 유가족들의 요구가 너무 지나치며 위헌 여지가 다분하다”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단식 중인 ‘유민 아빠’ 김영오씨를 비하하는 극우 사이트 일간베스트 글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당시 세월호 유가족들은 특별조사위원회를 무력화하려 했다며 그를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2016년에는 경찰의 물대포 직사 살수로 사망한 백남기 농민과 관련된 음모론을 제기했다. 차 변호사는 SNS에 “빨간 우의가 백남기씨를 타격하기 앞서 이미 2명이 백남기씨 머리를 땅에 강하게 찍은 것으로 보인다”며 “다리가 급격히 출렁이는 시점 백남기씨 머리 부분에 주목하라. 살해 또는 상해치사 혐의를 두고 수사해야 한다”고 썼다.

‘종북’ ‘좌익’ 등 색깔론적 주장도 여러 번 했다. 차 변호사는 2015년 조선일보 칼럼에서 “우리 사회에는 ‘종북’은 명백히 실재하지만, ‘극우’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대한민국의 우파는 자본주의와 시장경제, 대외 개방, 자유민주주의, 법질서 준수 및 법치주의 강조, 폭력 배격을 주장한다”고 했다. 보수 성향 인터넷 매체에 기고한 칼럼에서는 “문재인 정권은 정책을 보면 사회주의적 성향이 강한 좌익 정권”이라고 했다.

김순길 4·16유가족협의회 사무처장은 10일 “이미 지속적으로 유가족을 폄훼하는 발언을 해온 사람을 다시 기용한다는 건 현 정부의 극우적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내년 세월호 10주기를 앞두고 부정적인 영향이 있지 않을까 불안감이 든다”고 했다. 양재혁 5·18민주유공자유족회장은 “과거 5·18에 대한 편향된 시각을 보인 인물이 언론을 이용해 국민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까 우려된다”고 했다.

김세훈 기자 ksh3712@kyunghyang.com

▶ 무슨 옷 입고 일할까? 숨어 있는 ‘작업복을 찾아라
▶ 뉴스 남들보다 깊게 보려면? 점선면을 구독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