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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연휘선 기자] '잼버리 K팝 콘서트' 라인업이 드디어 확정됐다. 그러나 감출 수 없던 잡음이 흥행 여부와 별개로 여전히 비판을 자아내고 있다.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의 행사로 마련된 'K팝 슈퍼 라이브(약칭 잼버리 K팝 콘서트)'가 11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다. 행사를 불과 이틀 앞둔 오늘(9일) 문화체육관광부와 잼버리 조직위원회가 출연진 라인업을 발표했다. 뉴진스, 제로베이스원, NCT드림, 마마무, 강다니엘, 몬스타엑스 유닛인 셔누·형원, 더보이즈, 있지, 권은비, 조유리, 홀리뱅, 싸이커스, 피원하모니, 리베란테, ATBO, 카드, 프로미스나인, 더뉴식스 등 18팀이 출연하고 배우 공명과 있지의 유나, 뉴진스의 혜인이 진행을 맡는다고.
어느 때보다 화려한 라인업이지만 K팝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우선 '새만금 잼버리'를 향한 국내외 시선이 곱지 않다. '새만금 잼버리'는 세계 스카우트 연맹이 4년마다 실시하는 전 세계 청소년들의 야영 축제이자, 1991년 고성 잼버리 이후 32년 만에 국내에서 치러지는 국제적인 행사로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기록적인 폭염 속에 온열질환자가 속출했고, 부족한 대응과 열악한 시설 등이 그 이유로 꼽히며 나라 안팎으로 질타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마련된 '잼버리 K팝 콘서트'도 파행을 겪었다. 당초 공연은 지난 6일 새만금 야영장 야외무대에서 치러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공연 당일 오후 갑작스럽게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연기됐다. 그마저도 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고척스카이돔으로 다시 상암월드컵경기장으로 계속해서 변경됐다. 혼란스러운 준비 과정은 실시간으로 생중계 돼듯 전시됐고, 오락가락하는 절차가 졸속행정이라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 여파로 행사 이틀 전에야 출연진 라인업이 확정된 상황. 심지어 그 사이 방탄소년단(BTS)의 출연 여부가 거론되기도 했다. '새만금 잼버리'에 대한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구원투수로 방탄소년단의 무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생겨난 것. 결국 출연진 라인업에서 방탄소년단은 빠졌으나, 그 밖에 다양한 가수들을 섭외하는 과정에서도 거센 비판 여론이 일었다.
대중이 가장 크게 반발하는 대목은 'K팝'이 '새만금 잼버리'로 인한 국가적 망신을 잠재울 수 있는 묘책으로 여겨지는 상황이다. 주최 측의 행성잘 실수로 불거진 비판에 사과나 구체적인 대응은 없고 잘 나가던 K팝과 그 호감을 미끼 삼아 상황을 모면하려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각자의 영역에서 잘 활동하고 있던 아이돌을 정치권이 아무 때나 휘두를 수 있는 봉처럼 무기로 삼는 것은 결코 상식적인 대응은 아니었다.
이 가운데 가수 성시경의 과거 소신발언이 회자되고 있다. 성시경은 지난 2021년 5월 8번째 정규 앨범 'ㅅ(시옷)'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K팝의 글로벌 상승세와 관련한 질문에 "목표를 위한 음악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발언했다. 그는 "K팝은 자연스럽게 생겨나서 자연스럽게 사랑받고 있다. 각자 기획사가 열심히 해 잘된 걸 마치 우리나라가 기획한 것처럼 대하는 모습이 불편할 때가 있다. 'K팝은 이런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입장보다 '자연스럽게 이런 역할을 하고 있는 음악이 고맙다'는 입장이 좋은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음악은 그저 음악일 뿐, K팝 또한 마찬가지다. 언제부터 잼버리에서 콘서트가 이렇게 중요한 행사가 됐나. 길을 잃은 졸속행정과 상황을 모면하기만 하려는 얕은 구제책이 한국의 자랑이었던 K팝을 수단거리로 전락시켰다. 콘서트에서 흔들리는 것은 관객의 팬심 담긴 응원봉이지, K팝이 아니다. / monamie@osen.co.kr
[사진] OSEN DB,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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