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여름시장 韓영화 빅4 마지막 주자 '콘크리트 유토피아' 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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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궁 아파트 입주의 날이 밝았다.
사전 시사회 이후 과장을 보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비견되며 놀라운 호평을 받는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알지만 외면하고 싶은 불편함 속 영화관을 시원하게 나설 수는 없어도 그 보다 더 깊이 있는 공감과 메시지를 던진다. 범 지구촌의 사랑을 받으며 기록적인 흥행까지 성공 시킨 '기생충'에 이어 '콘크리트 유토피아' 역시 작품성이 흥행성으로까지 이어지길 영화계가 나서서 응원하고 있다.
9일 개봉한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다. 전형적인 한국형 재난 영화의 답습에서 벗어난 것부터 합격점이다. 재난이 발생하기 전 재난을 막기 위한 사투를 벌이거나, 발생하고 있는 재난과 전쟁을 치르며 결국 살아남는 영화가 아니다. 이미 재난은 발생했고, 그래서 살아남은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또 살아 남을지' 한 가지 주제를 놓고 사람과 사람들이 격돌한다.
때문에 완벽한 선역도, 완벽한 악역도 없다. 같은 아파트 같은 평수 같은 구조여도 인테리어는 천차만별이듯, 그보다 더 복잡한 사람이라는 존재는 단편적인 성별과 나이 뿐만 아니라, 살아 온 방식, 각자의 사연이 모두 다를 수 밖에 없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아파트라는 독특한 형식의 주거 공간을 두고 바로 이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다. 사람에 의해 유일한 생존 공간은 유토피아가 되기도, 지옥이 되기도 한다.
감독과 배우 모두 열일했다. 특히 생애 첫 텐트폴 작품으로 극장가 최대 성수기 여름 시장에 입성하게 된 엄태화 감독은 한국 영화 빅4로 묶인 대작들 중 가장 어린 연출자로 선배들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됐다. 한국 영화계를 책임지고, 책임져 온 선배들은 이미 산전수전공중전을 다 겪은 인물들이다. 류승완, 김용화, 김성훈 감독의 뒤를 잇는 충무로 차세대 감독으로, 독립 영화계 샛별이자 '박찬욱 키즈'의 유의미한 성장으로 '막내의 반란'을 일으킬 수 있을지, 젊은 피의 맑음과 뼈를 깎은 노력이 빛을 발할 때다.
배우들은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새로운 대표작을 추가하게 될 전망이다. 주민 대표 영탁 이병헌은 보면서도 놀라운 얼굴이 새로운 짜릿함을 선사하고, 부부 호흡과 함께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움직이는 민성 박서준, 명화 박보영 역시 청춘 스타의 얼굴을 잠시 벗고 생존자로 폐허의 땅에 온 몸을 던졌다. 부녀회장 금애 김선영, 비협조적인 주민 도균 역의 김도윤은 분명히 존재하는 이웃의 모습으로 감탄을 자아내는 현실적 연기를, 외부에서 살아 돌아온 혜원 박지후도 깜짝 키포인트로 굵직한 존재감을 내비친다.
한 편의 영화로 즐길 수 있는 모든 것을 129분에 압축했다. 업계는 물론 예비 관객들 사이에서도 이미 '보고 싶은 영화'로 자리매김한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이를 증명하듯 개봉 전날 빅4 중에서도 눈에 띌 만큼 북적북적한 VIP 시사회를 치렀고, 개봉 당일 전체 예매율 1위에 올라서며 흥행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과연 개봉 후 실관람객들에게는 어떤 평가를 받게 될 지, 개봉 첫 날 에그지수와 첫 반응에 역대급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조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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