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아동학대 제도 개선 간담회
아동학대처벌법·초중등교육법 개정안 계류 중
아동학대 면책 조항 생길지 관건
다음주 법안심사소위 논의
경찰 수사 전 교육계 의견 청취도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7일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에서 열린 전라남도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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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교육부가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 인한 교원 피해를 막기 위해 현장 의견 수렴에 나섰다. 현장 교원은 물론 경찰 등 수사기관과 협의해 법 개정 외에도 실질적으로 가능한 조치가 있는지 면밀히 살핀다.
8일 교육부는 ‘교원의 교권 보호를 위한 아동학대 대응 관련 제도 개선 간담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주호 사회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 피해 교원이 생기고 교원의 정상적 교육활동이 위축되는 등 공교육이 위협받고 있다”며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보호하고 모든 학생의 학습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관계 부처와 제도 개선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간담회에는 현장 교원은 물론 경찰과 법률·인권 전문가도 참석한다.
교육부는 국회의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처벌법), 초·중등교육법 개정 논의와 별개로 정부 부처 차원에서 마련 가능한 대책이 있는지 면밀히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개정안 통과 이후 시행령, 지침 개정은 물론 법 통과 이전 경찰 등 관련 부처와 논의해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은 선제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경찰에 아동학대 수사 현장 매뉴얼 변경을 요청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아동학대로 교사가 신고 당할 경우 학교장의 의견을 듣는 등 절차를 추가해 무고한 아동학대 수사로 인한 피해를 막자는 취지다.
교육계가 가장 주목하는 건 아동학대 면책 조항이다.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아닐 경우 교사의 정당한 학생생활 지도를 아동학대로 보지 않게 하자는 것이다. 앞서 지난 5월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이와 관련해 초·중등교육법과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고,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 또한 지난 6월 유사한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일부 시민 단체가 반대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등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교육부는 구체적인 현장 의견과 전문가 조언을 국회에 전달해 입법 통과를 촉구한다는 방침이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오는 17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해당 법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 등 해외에 유사한 법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신태섭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지난 8일 진행된 교육부 주관 포럼에서 2001년에 만들어진 미국 연방 교사보호법(Teacher Protection Act)을 예시로 들었다. 신 교수에 따르면 해당 법안은 교사에 대한 책임 제한 규정을 따로 둔다. 교사가 학생을 통제·훈육하기 위한 의도에서 제지·퇴학·정학 등 조치를 취할 경우 이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아동학대 신고 이후 교원 보호 대책 방안도 논의한다. 현재 아동학대로 신고가 되면 ▷시·군구청 담당자 1차 조사 ▷경찰 수사 ▷검찰 송치 등 단계를 거친다. 경찰 수사 이전 학교장, 교육청 등 교육 관계자 의견을 듣는 절차를 추가해 일종의 ‘완충 지대’를 만들자는 제안이다. 현재는 수업 방해 학생에 대한 교실 퇴실, 반성문 작성 등도 ‘정서적 학대’라며 아동학대 신고가 들어오는 상황이다. 구체적인 상황을 따지되 문제 학생 지도 과정에서 생긴 정당한 생활·학습 지도가 아닌지 면밀하게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교원단체는 요구하고 있다.
전국 시도교육감들도 관련 입법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8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교권 보호 종합 대책 마련을 위한 긴급 임시 총회를 열고 ‘아동학대 사례 판단위원회(가칭)’ 신설을 요구했다. 협의회는 “교사의 생활지도 중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에 대해서는 교육적 전문성 및 특수성, 교육적 맥락에 대한 고려가 가능하도록 경찰 수사와 검사 결정 전에 판단위 의견을 듣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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