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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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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5 내달 출격…‘3나노 전쟁’ 불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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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시장에서 향후 10년간 ‘게임 체인저(Game Changer·시장의 흐름을 바꾸는 새로운 제품)’로 불리는 3나노미터(㎚·1㎚=10억 분의 1m)가 온다. 스마트폰을 포함한 주요 정보기기에 탑재되면서 본격적인 3㎚ 시대를 열 전망이다. 이에 따라 ‘3나노 패권’을 둘러싸고 대만 TSMC와 삼성전자, 미국 인텔 등 주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는 물론,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와 정보기술(IT) 기업들의 합종연횡이 시작됐다.

중앙일보

김영옥 기자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신형 고성능 칩 ‘M3 맥스’ 테스트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오는 10월 출시될 맥북 프로에 탑재될 M3 맥스는 IT 기기의 두뇌에 해당하는 반도체다.

애플은 2020년 자체 설계한 ‘애플 실리콘’을 선보인 후 모든 스마트폰과 컴퓨터에 자체 칩을 탑재하고 있다. 설계는 애플이 했지만, 생산은 모두 TSMC의 N3(3나노) 공정을 이용한다. 회로의 선폭은 ㎚ 단위로 계산하며 공정을 미세화할수록 생산 효율과 성능이 높은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다. 3㎚ 공정으로 접어들면 반도체의 성능과 효율이 큰 폭으로 뛴다. 삼성전자는 자사 3㎚ 칩이 기존 5㎚ 공정 대비 성능은 23% 향상되고, 소비 전력은 45% 절감된다고 설명했다.

내달 공개되는 아이폰15 시리즈에도 상위 기종에는 TSMC의 3㎚ 공정에서 만들어진 ‘A17 바이오닉’이 탑재된다. 3㎚ 공정으로 만들어진 반도체가 소비자용 제품에 적용되는 사실상 첫 사례다. 스마트폰의 두뇌 격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통상 최첨단 공정이 가장 먼저 도입되는 품목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적어도 2030년까지는 3㎚ 공정이 파운드리의 주력 공정이 될 것”이라며 “여기에서 밀리면 앞으로도 주도권을 찾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세 공정의 물리적 한계로 불리는 2㎚에 도달하기 전 당분간 3㎚에서 결판을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중앙일보

김영옥 기자


3㎚ 칩은 하반기 모바일 AP를 시작으로 고성능컴퓨팅(HPC), 인공지능(AI) 칩, 차량용 반도체 등 다양한 영역에서 양산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12억 달러(약 1조5800억원)에 그쳤던 3㎚ 파운드리 시장은 2026년 242억 달러(약 31조8800억원)로 2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진영 간 경쟁도 치열해졌다. 애플은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TSMC의 3㎚ 공정을 사실상 독점 확보한 상태다. 삼성 파운드리는 엔비디아·퀄컴 등 주요 팹리스를 유치하기 위한 총력전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3㎚ 양산에 돌입했지만 여전히 주력은 4㎚ 칩이다. 인텔은 내년부터 3㎚ 공정을 적용한 제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3㎚의 모든 공정에서 TSMC보다 한발 앞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방식을 도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반면 TSMC는 3㎚에서 기존 핀펫 공정을 유지하고 있으며, 2025년 2㎚부터 GAA 공정을 적용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삼성 입장에서 3㎚는 파운드리사업부의 TSMC 추격 신호탄이자, 시스템LSI사업부의 명예회복 무대다. 삼성전자는 내년 말 양산을 목표로 3㎚ 공정을 적용한 삼성의 첫 모바일 AP ‘엑시노스2500’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자체 설계한 3㎚ 엑시노스가 뛰어난 성능을 낸다면 주요 팹리스가 다시 삼성에 주목할 가능성이 크다.

관건은 수율(정상품 비율) 경쟁이다. 업계에서는 TSMC의 3㎚ 수율을 60~80%로 본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도 최근 60%대를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석학교수는 “수율만큼 중요한 것이 실제 생산된 3㎚ 칩의 성능”이라며 “삼성이 장기적으로 시장에서 버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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