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마련 간담회서 교사들 교권침해 성토하며 대책 마련 촉구
"정당한 훈육을 학대라 꼬투리…위축되지 않은 채 가르치고 싶어"
대전교사노동조합 |
(대전=연합뉴스) 정윤덕 김준범 기자 = 대전 교사 10명 가운데 6명은 "교육 활동 보호를 위해 아동학대 처벌법 개정이 가장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7일 대전교사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 3∼5일 지역 교사 1천62명을 대상으로 한 '교육활동 보호 10대 정책 과제' 설문 조사 결과 '아동학대 처벌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답변이 전체의 64%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현행 아동학대처벌법은 아동학대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의심만으로 교사를 학생과 분리해 교사의 교육권이 박탈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교육활동 보호 매뉴얼 구축'이 18%를 차지했고, 학부모 민원 창구 일원화 및 민원 실명제(5%), 관리자의 생활지도 권한 및 의무 부여(4%), 학교폭력 업무 교육청 이관(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대전시교육청을 상대로는 '학교로 오는 소송을 교육청에서 대응해달라', '민원 수습에만 급급하지 말고 교사를 위한 실질적 대처 방안을 마련하라' 등의 요구사항이 있었다.
대전교사노조는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오는 8일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을 면담할 계획이다.
대전 초·중·고교 교권 보호방안 모색 간담회 |
한편 이날 대전시의회가 마련한 '초·중·고교 교권 보호방안 모색 정책간담회'에서 교사들은 각종 교권침해 사례들을 성토하며 법적·제도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A 중학교 교사는 학부모가 찾아와 따귀를 때리고 학생이 난동을 부리며 200여명 앞에서 욕설을 한 사례 등을 언급한 뒤 "피해 교사는 아무런 제지도 못한 채 다음 날 또 학교에 나왔다"며 "교육청 등은 대응 방법을 전혀 알려주지 않고 아무도 교사를 보호해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B 중학교 교사는 "난동 학생을 제지하려다 자칫 아동학대 가해자로 몰릴 수 있다"고 지적했고, C 초등학교 교사는 "생활지도를 위해 정당하게 훈육하고 벌점을 부여하는 것조차 아동학대로 몰릴 정도로 아동학대 처벌법이 학교에서 이상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정당하게 이뤄지는 생활지도와 훈육은 아동학대와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D 초등학교 교사는 "교사를 고발 대상으로 쉽게 보는데 학생 지도가 되겠냐"며 한숨을 내쉬었고, E 초등학교 교사는 "군림하려는 게 아니라 위축되지 않은 채 가르치고 싶은데 혹시 트집 잡히면 어떡하나 신경쇠약에 걸릴 정도였는데 3년간 학부모와 접촉하지 않는 업무를 했더니 살 만하더라"고 털어놨다.
F 초등학교 교사는 "지난해 6학년 담임을 맡았을 당시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로 보이는 학생이 있어 부모에게 검사를 받아보라 권유했다가 교육청에 신고하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토로했고, G 고교 교사는 "고교에는 약을 먹으면서 감정을 조절하는 학생이 많은데, 치료가 필요한 학생에게는 치료가 먼저"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생활안전부장을 맡았다는 H 중학교 교사는 "서울 서이초 사건을 보면서 학부모가 도 넘은 언행을 해도 순하고 친절하게 응대해야만 했던 모습이 후배 교사들에게 너무 큰 짐을 지우고 사지로 내몰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안타까워했다.
교사들은 학교 출입시스템 보완, 전문 상담교사 증원, 폐쇄회로(CC)TV 갖춘 별도의 학부모 상담실 마련, 교실과 교무실에 비상벨 설치 등을 제안했다.
psyki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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