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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세월호 인양 그 후는

‘250억 횡령’ 유병언 차남 “체포 부적절” 구속적부심 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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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차남 유혁기 씨가 세월호 참사 발생 9년 만에 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 인천지검으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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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250억원대 횡령 혐의로 최근 구속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2014년 사망)의 차남 유혁기(50)씨 측이 검찰의 체포 영장 집행이 부적절했다며 구속적부심을 청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지난 5일 구속된 유씨의 변호인단은 이날 오후 인천지법에 구속적부심을 청구하기로 했다.

구속적부심은 피의자가 구속의 적법성을 다투며 법원에 재차 판단을 요구하는 절차다. 법원이 청구를 받아들이면 검찰은 피의자를 석방해야 한다.

유씨 변호인은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2014년 한국 검찰이 처음 미국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할 때 제출한 체포 영장에는 292억원 횡령 혐의만 적혀 있었다"며 "이듬해 검찰이 1차 체포 영장을 반납하고 10억원대 조세 포탈 혐의를 추가한 2차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다시 미국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유씨가 미국에서 받은 범죄인 인도 재판은 1차 체포 영장에 적힌 혐의로만 진행됐다"며 "그런데 갑자기 지난 3일 미국 공항 내 여객기에서 한국 검찰 관계자들이 조세 포탈 혐의가 함께 적힌 2차 영장으로 체포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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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차남 유혁기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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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유씨는 한국행 대한항공 여객기에서 한국 검찰에 체포될 당시 조세 포탈 혐의가 적힌 영장을 보고는 항의하면서 서명을 거부했다.

한미 범죄인 인도 조약 15조(특정성의 원칙)에 따르면 범죄인은 인도가 허용된 범죄 외 추가 범죄로 인도 청구국에서 처벌받지 않는다. 한국 검찰이 유씨를 추가 범죄로 기소하려면 미국 당국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10억원대 조세 포탈 혐의는 유씨의 체포영장에는 적혔지만, 구속영장 청구 단계에서는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유씨 변호인은 "오늘 오후에 구속적부심을 법원에 청구할 예정"이라며 "형사법은 절차가 중요한데 앞으로 있을 다른 피의자의 범죄인 인도 때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할 수 있어 법원 판단을 다시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라 횡령 혐의로만 유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도 영장을 발부했다"면서도 체포 영장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유씨는 아버지의 측근인 계열사 대표들과 공모해 컨설팅 비용 등 명목으로 모두 250억원을 받아 개인 계좌나 해외 법인으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는 아버지의 사진 작품을 제작한 미국 아해 프레스(AHAE PRESS)INC의 자금을 마련하려고 여러 계열사로부터 사진값 선급금 명목으로 받은 158억원이 포함됐다.

나머지는 유씨가 세운 경영 컨설팅 업체를 통해 계열사로부터 빼돌린 68억원과 누나 섬나(57)씨가 운영한 디자인컨설팅 업체로부터 경영 자문료 명목으로 받은 24억원이다.

앞서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은 2014년 세월호 참사 직후 선사 '청해진해운'의 실질적인 지배주주로 유 전 회장 일가를 지목하고 경영 비리를 대대적으로 수사했다.

당시 검찰은 유씨가 아버지인 유 전 회장의 '경영 후계자'라고 판단하고 미국 측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했으며 세월호 참사 후 9년 만인 최근 그를 미국에서 강제 송환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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