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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월부] 퀄컴 '스마트폰 두뇌' 실적 급감 … 성장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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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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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마트폰 수요 위축에 핸드셋 반도체를 공급하는 미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 종목인 퀄컴 실적이 악화했다. 미·중 간 지정학적 갈등 여파로 중국 시장 내 매출 비중이 높은 퀄컴의 경영 불확실성도 커졌다.

월가에선 당분간 투자심리 위축으로 퀄컴의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모바일 업황 회복이나 차량용 반도체 등 신사업 성과가 본격화돼야 주가가 상승 동력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2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 따르면 퀄컴 주가는 올해 연중 20.59% 상승했다. 다만 2일 분기 실적을 발표한 후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시간 외 거래에서 급락했는데, 향후 투자심리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퀄컴 주가는 지난해 1월 기록한 역사적 고점에서도 여전히 33%나 떨어진 상태다.

시장이 퀄컴 실적 발표에 실망한 이유는 전체 매출액에서 65% 비중을 차지하는 핸드셋(스마트폰 칩) 사업 부문 실적이 역성장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퀄컴은 '스마트폰의 뇌'로 불리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공급 시장의 강자다. 리서치 기관인 커낼리스에 따르면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다. 고물가 속 스마트폰 수요가 줄고, 고객사의 재고 축적으로 이어지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퀄컴은 2일 미국 회계연도 기준 3분기(4~6월) 실적 발표를 통해 핸드셋 사업 부문 매출액으로 52억55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70억4700만달러) 대비 25% 급감한 수치다. 직전 분기(61억500만달러)와 대비해서도 14% 줄었다.

특히 중국 시장에 집중된 매출 비중이 향후 경영 불확실성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퀄컴 매출에서 중국 비중은 60%를 넘는다. 최근 미·중 간 지정학적 갈등이 지속되면서 중국 당국의 미국 기업에 대한 직접 규제도 현실화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정책 기조 전환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기가 시장의 예상만큼 반등하지 못하면서 퀄컴 실적도 덩달아 침체된 모습이다.

퀄컴도 자체 보고서에서 "우리 사업의 상당 부분은 중국에 집중돼 있다"며 "미·중 간 무역과 안보 긴장으로 인해 중국 집중에 따른 위험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주력 사업 악화에 퀄컴의 전체 실적 수익성도 감소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퀄컴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84억4200만달러로 전년 동기 수치인 109억2800만달러 대비 감소했다. 주당순이익(EPS)도 1.87달러로 3달러 전후를 나타냈던 지난해 3·4분기 대비 거의 반 토막이 났다. 실질적인 이익 지표인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올해 1분기 30억9500만달러에서 3분기 26억5700만달러로 줄어들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현재 월가에선 퀄컴의 기업가치(밸류에이션)에 부담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퀄컴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4배 수준인데 이는 엔비디아(45배), 어드밴스트마이크로디바이시스(AMD·30배), 브로드컴(20배) 등 기타 반도체 종목과 비교했을 때 저평가된 상태기 때문이다. 현재 퀄컴의 기업가치는 미국의 대표 지수인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26배)에도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다.

다만 주력 사업인 모바일 업황이 회복되거나 성장 동력으로 밀고 있는 자동차용 칩, 소프트웨어 사업부문이 성장을 기록하지 않는 한 당분간 주가는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문준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반도체 섹터의 주가 향방을 결정짓는 요소는 인공지능(AI)으로 아직은 퀄컴에 AI 기대감을 반영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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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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