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1.20(2020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3% 상승했다. 이는 2021년 6월(2.3%) 이후 25개월 만의 최저치다.
지난 7월 30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 채소 코너 모습.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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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률은 올해 1월 5.2%에서 2월 4.8%로 둔화한 뒤 3월 4.2%, 4월 3.7%, 5월 3.3%, 6월 2.7% 등 오름세가 지속적으로 둔화하고 있다.
물가 둔화 흐름을 주도한 건 석유류였다. 석유류 가격은 1년 전보다 25.9% 하락하면서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85년 1월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경유 –33.4%, 휘발유 –22.8%, 등유 –20.1%, 자동차용 LPG –17.9% 각각 하락했다.
석유류 가격에 영향을 받는 공업제품과 전기·가스·수도 가격도 둔화 흐름을 보였다. 공업제품의 물가 상승률은 0.0%까지 내려갔고, 전기·가수·수도 상승률은 21.1%로 2022년 9월(14.6%) 이후 가장 낮았다.
외식 등 개인서비스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4.7% 올랐다. 2022년 4월(4.5%) 이후 15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 가격이 역대 최저치로 하락하면서 2%대 물가 상승률을 이끌었다”면서 “개인서비스 가격 상승도 둔화하는 흐름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집중호우 등의 영향으로 농산물 물가는 들썩였다. 농산물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0.3% 오르고 이 중 채소류는 5.3% 감소했다. 지난해 7월 폭염 등으로 물가가 크게 올랐던 기저효과 때문이다. 이를 걷어내고 전월과 비교하면 지난달 농산물 물가는 4.7% 올랐고, 채소류는 7.1%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상추(83.3%), 시금치(66.9%), 오이(23.2%), 토마토(10.2%), 열무(55.3%) 등의 오름폭이 컸다.
김보경 심의관은 “채소류는 폭우 영향으로 7월 하순경에 많이 올랐다”며 “물가를 세 차례 나눠 조사하는데 세 번째 조사 때 (그 영향이) 많이 나타나 등락률이 낮게 나온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폭우 영향이 온전히 반영되는 8월 물가에는 채소류의 물가 상승률이 더 높게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작년 동월보다 3.9% 올라 지난해 4월(3.6%) 이후 1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도 6월 3.5%에서 지난달 3.3%로 0.2%포인트 떨어졌다. 역시 지난해 4월(3.1%) 이후 최저치다.
정부는 OECD 38개 국가 중 2%대 물가는 한국 등 8개국에 불과하고, 주요 20개국(G20) 국가 중에는 4개 국가에 불과하다며 소비자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획재정부는 다만 “8~9월에는 기상여건, 추석 등 계절적 요인과 국제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물가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물가안정 기조가 안착될 수 있도록 기상여건 및 주요품목별 가격 및 수급동향을 면밀히 점검해 적기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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