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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미얀마 군부, 비상사태 또 연장…‘연내 총선’ 물 건너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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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준비 시간 필요” 이달부터 6개월간 다시 연장

군부, 아웅산 수지 6년 감형 27년으로…“사면 대상”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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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의 봄’이 또다시 멀어졌다. 연내 총선을 실시해 민간 정부에 권력을 이양하겠다던 군부가 약속을 뒤집고 국가비상사태를 연장한 것이다.

1일 AP통신에 따르면, 전날 밤 미얀마 국가방위안보위원회(NDSC)는 국가비상사태를 8월1일부터 6개월간 또다시 연장한다고 밝혔다. NDSC는 명목상 헌법에 근거한 정부 기관이지만 실제로는 군부에 의해 통제된다. 군부는 국가비상사태 연장 이유로 총선을 위한 준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군부는 “누구나 두려움 없이 투표할 수 있는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위해선 보안조치(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군부는 2021년 2월1일 쿠데타를 일으킨 후 국가비상사태를 반복해서 연장하고 있다. 미얀마 헌법에 따르면 국가비상사태는 기본적으로 1년간 유지되며 이후 6개월씩 2차례만 연장할 수 있다. 아무리 길어도 국가비상사태는 총 2년을 넘을 수 없는 것이다. 종료되면 6개월 이내 선거를 치러야 한다. 그러나 군부는 쿠데타 만 2년이 된 지난 2월1일 “국가가 총선을 치를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라며 국가비상사태를 세 번째로 연장했고, 이번에도 같은 이유를 대며 네 번째 연장에 나섰다.

국가비상사태 연장은 군부 체제 장기화를 의미한다. 물론 현재로선 총선을 치른다 해도 민주적이고 공정한 선거를 기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한편으론 미얀마 전역에 군부 통제력이 미치진 못한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군부 수장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왼쪽 사진)은 미얀마 행정구역인 타운십(구) 중 3분의 1 이상이 완벽하게 통제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반군부 진영은 미얀마 영토 절반가량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미 외교전문지 디플로맷은 “이번 연장은 군부가 의도된 선거를 준비하기에 충분한 통제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군부에 대한 광범위한 반대를 진압하지 못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미얀마 반군부 진영과 군부 사이 무장 충돌은 격화하고 있다. NYT 분석을 보면, 지난 4~6월 군부의 공습은 월평균 30차례꼴로 1~3월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소수민족 무장단체와 시민방위군(PDF) 등 반군부 진영은 군부보다 공군력이 뒤처지기 때문에 군부 공습으로 민간인 피해가 커지는 구조다. 유엔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난민 약 150만명이 발생했으며 약 3500명이 살해된 것으로 집계됐다.

군부는 인터넷 검열도 강화하고 있다. 양곤의 한 사업가는 “군대가 매일 사람들을 죽이지만, 우리는 애도를 뜻하는 검은색으로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을 바꿀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NYT에 말했다. 공습을 피해 달아난 한 청년은 “군부독재가 물러날 때까지 우리는 삶을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불확실성에 사로잡혀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미얀마 군부의 국가비상사태 연장을 규탄하면서 “국가를 폭력과 불안정에 더 깊이 빠뜨릴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유엔도 “미얀마가 가능한 한 빨리 민주적 통치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군부는 이날 불교 경축일을 맞아 7000명 이상 재소자를 사면하면서 아웅산 수지 전 국가고문(오른쪽)의 형량을 33년에서 27년으로 감형했다. 그러나 올해 78세인 수지 고문의 나이를 감안하면 형량이 줄어도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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