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입석 공연 가능·체류기간도 30일로 확대
가요계 환영 "日 공연시장 문턱 낮아져 긍정적"
BTS 슈가, 월드투어 일본 콘서트 성료 |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임지우 기자 = 일본 정부가 외국 신인 가수 등에 대한 공연 비자 요건을 완화하자 가요계는 K팝 신인 그룹에도 기회의 문이 넓어졌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1일 일본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의 출입국관리 관련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이 날짜로 시행되면서 해외 가수나 배우가 일본에서 열리는 소규모 공연 등의 출연을 위한 비자를 발급받기 쉬워졌다.
원래는 소규모 공연의 경우 출연 외국인의 공연 비자 발급 시 2년 이상 활동 경험, 일정 면적 이상 무대 등 요건을 부과했으나 일본 내 초청 단체들로부터 절차가 너무 복잡하다는 민원이 제기되면서 시행령이 개정됐다.
이에 따라 하루 보수가 50만엔(약 448만원) 이상인 외국인 공연자에 대한 체재 일수는 종전 15일에서 30일로 늘어났다. 또한 주최측 업력이 3년 이상이고 임금 체불 사실이 없으면 가수의 경력은 별도로 묻지 않기로 했다. 입석(스탠딩) 공연과 음식물 유상 판매도 허용해 술을 파는 라이브하우스 공연도 가능하게 됐다.
1세대 대표 걸그룹 베이비복스를 발굴한 윤등룡 DR뮤직 대표는 연합뉴스와 한 전화 통화에서 "일본 현지 가수들은 인지도가 낮을 때 소극장 공연부터 시작해 팬덤을 넓혀가는 게 일반적"이라며 "(비자 발급 요건 완화로) 한국 가수에게도 그러한 기회가 넓어졌다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일본 소극장 관계자들이 한국 기획사를 찾아와 공연 출연 협상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 역시 그러한 제안을 받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본은 명실공히 K팝 최대 해외 시장으로, 지난해 K팝 음반 수출 대상국 순위에서 미국과 중국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지난 2002년 '아시아의 별' 보아가 현지 대표 음반 차트인 오리콘 주간 차트에서 1위를 거머쥔 이후 비, 동방신기, 소녀시대, 카라, 2PM(투피엠), 방탄소년단(BTS), 아이브, 르세라핌에 이르기까지 숱한 K팝 스타들이 일본에 진출해 큰 성공을 거뒀다.
태연 일본 도쿄 콘서트 |
일본 시장은 2020년 이후 K팝 시장 저변이 북미와 유럽으로까지 넓어진 이후에도 영미권 진출 전 '교두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 대표 연말 특집 음악 프로그램인 NHK '홍백가합전'에 트와이스·아이브·르세라핌 같은 K팝 스타가 대거 출연하고, 방탄소년단이 외국 가수 처음으로 오리콘 연간 매출 순위 2년 연속 1위를 기록한 것은 현지에서 K팝의 인기를 여실히 보여준다.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는 유명 걸그룹 소속사 관계자는 "기획사 입장에서는 이번 조치를 반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체류 기간 규제가 완화하면 투어 일정 조정 등 여러 측면에서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일본에서 그동안 한국 가수가 공연할 때는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팀만이 돔이나 아레나에서 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제는 입석 라이브하우스 같은 작은 곳에서도 공연할 수 있게 돼 현지 팬이 많지 않은 가수들도 일본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내다봤다.
또 "해외 가수가 일본에서 공연할 때 현지에서 발생하는 경제 효과가 상당히 크다"며 "일본 입장에선 해외 가수가 더 많이 들어오면 내수 (공연) 시장도 키우고 경쟁도 유발할 수 있으며 수익도 끌어낼 수 있다"고 배경을 분석했다.
일본의 관련법 시행령 개정으로 아시아에서 '한한령'(한류 제한령)이 이어지는 중국의 공백을 어느 정도 상쇄시키는 효과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지금은 K팝 가수의 중국 활동이 막혀 있다"며 "그동안 이에 대응한 돌파구를 모색해 왔는데, (이번 조치로) 중소 기획사 가수들에게 문턱이 낮아져 우리 문화 콘텐츠를 해외로 내보내는 데 있어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것"이라고 말했다.
tsl@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