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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선거제 개혁

입법 공백에 '현수막 무법천지' 현실로…선거법 이달 처리도 '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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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 개정 처리 무산으로 현수막 난립

'5개 단체 모임·30인 인원 기준' 규정 쟁점

여야, 남탓 공방…"이달 처리될지 미지수"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여야의 선거법 개정 처리가 물거품되면서 이달부터 선거 현수막 난립이 우려되고 있다. 앞서 헌법재판소에서 위헌으로 판단한 선거법 개정의 처리시한(7월 31일)을 넘겨 오늘부터 일반인이나 선거 후보자 등 누구나 길거리에 현수막이나 유인물 배포가 가능해져서다. 당장 오는 10월 11일로 예정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현수막이 난립하는 ‘무법천지 선거’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여당 위원 일동은 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더불어민주당이 공직선거법 처리 불발을 김도읍 법제사법위원장의 월권, 직권 남용, 갑질 때문이라며 뻔뻔한 거짓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이런 주장은 책임을 여당에 전가하기 위한 술책이자 꼼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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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헌법재판소가 선거운동 현수막 게시·유인물 배포 등 공직선거법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지만, 여야의 법 개정 합의 무산으로 이날부터 누구나 선거 현수막이나 유인물을 배포할 수 있게 된다. 사진은 서울 합정역 일대에 걸린 정당 현수막.(사진=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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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해 7월 헌재는 ‘집회와 모임의 성격을 고려하지 않고 집회와 모임을 일률적으로 광범위하게 제한하는 공직선거법은 집회, 정치적 표현,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해당 법률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구체적으로 현행 선거법이 선거일 180일 전부터 현수막과 그 밖의 광고물 설치 및 벽보 게시·인터넷 배부 등을 금지한 조항을 문제 삼은 것이다. 이에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서는 현행 180일 기간을 120일로 줄이는 개정안을 만들었다.

해당 개정안은 법사위에 회부돼 지난달 17일, 27일 두 차례에 거쳐 심의를 거쳤지만 여야의 대립 속에 결국 통과가 무산됐다. 개정안에 포함된 집회 허용인원 30인 인원 제한 및 특정 5개 단체(향후회·종친회·동창회·단합대회·야유회) 규정을 여당이 문제 삼으며 법안 처리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전체 선거법 개정이 무산되면서 결국 선거 현수막이나 유인물 배포 규정 처리도 불발됐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집회 모임 인원 제한이나 특정 모임만 금지한 조항은 기준 자체가 모호하다”며 “규정을 보다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오는 10월 11일 진행될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입법 공백으로 도로 곳곳에 현수막 공해가 더욱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국민의힘에서는 같은 당 소속 김태우 전 구청장이 물러난 탓에 후보자를 낼지 고심 중이지만, 민주당은 최근 1차 후보 공모에 13명이 지원한 바 있다. 현 상황에서는 해당 후보자는 물론 후보자 지지자들이 길거리에 현수막을 걸고 유인물 배포가 가능하다.

현재 선거법 개정의 키를 쥔 법사위에서 다음 달 중 개정안 처리가 가능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아직 해당 안건을 논의하기 위한 법사위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은 상황이다.

국회 법사위 소속 여당 간사인 정점식 의원은 이날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기존 정당현수막은 어디든 설치가 가능하지만, 일반인들이나 후보자는 지정 게시대에만 현수막을 게재할 수 있다”며 “현수막 정치가 과도하다고 판단할 경우 검찰이나 수사기관이 사전 선거운동으로 처벌할 수 있는 조항 타 법률에 있기 때문에 무분별한 선거운동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다만 “개정안 처리는 민주당이 얼마나 전향적으로 자세로 해당 법안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할지 여부에 달렸다”며 “이달 중 처리가 가능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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