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법사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통장 잔고증명을 위조한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대통령 장모 최은순(76)씨의 법정 구속을 놓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였다.
이날 오전 법사위 현안질의에서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지난 21일 의정부지법이 징역 1년을 선고한 최씨의 항소심 판결문에 기재된 양형 이유를 읽은 뒤 한 장관에게 “법무부 장관이 대통령을 대신해서 한 말씀 해주실 수 있나”라고 물었다. 한 장관은 “사법 시스템에 따라 진행된 사안이고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답한 뒤 “민주당처럼 이화영 진술을 번복하기 위해서 사법 시스템에 개입하려는 시도는 이 재판 내내 전혀 없었다”며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사건’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불쑥 거론했다.
이에 박 의원은 “역시 동문서답으로 얘기한다. 최(은순)를 물었는데 이(화영)를 대답한다”며 “좀 (답변을) 무겁게, 법무부 장관답게 하시라”며 언성을 높였다. 그러자 한 장관은 “그러고 있다. 소리 지르지 마시라”며 “여기(회의장) 소리 지르는 데가 아니지 않나”라고 응수했다. 박 의원이 재차 “(한 장관 답변 태도의) 가볍기가 깃털 같다”고 지적하자 한 장관은 “제가 여기 의원님 훈계 들으러 온 게 아니다”라고 맞받았다. 감정이 격해진 박 의원이 “내가 왜 한동훈 장관에게 훈계를 하나. 개인 박범계가 아니잖소”라고 소리쳤으나, 한 장관은 “반말은 하지 말아 주셔야 되지 않겠나”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후에도 두 사람은 입씨름을 거듭했다. 박 의원이 양평 고속도로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을 ‘고속도로 게이트’라고 하자 한 장관은 “위원님 댁 앞으로 갑자기 고속도로가 바뀌면 위원님을 수사해야 되는 거냐”고 반박했다. 관련 사건으로 기소된 경기 양평군 공무원이 고속도로 노선 변경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등의 지적에는 “느낌으로 말씀하시는 거지 않냐. 정략적 접근”이라고 했다.
한 장관의 이런 태도에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국민들한테 석고대죄해도 모자란데, 장관이 질의에 이죽거리고 다른 이화영 사건을 대면서 말장난 비슷한 대응을 하는 모습을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냐”고 비판했다. 같은 당 소병철 의원은 “상임위는 국회의원이 질의하고 국무위원이 답변하는 자리인데 본말이 전도된 것 같다”며 “법사위가 국민들께 싸움하는 것으로 비쳐질 염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한겨레의 벗이 되어주세요 [후원하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