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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20년 만에 여성 수감자 사형 집행?… “마약 밀매 혐의” [박종현의 아세안 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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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집행…2004년 이후 첫 여성 사형수

헤로인 밀매 혐의, 50대 남성 26일 집행

싱가포르·중국·사우디·이란 마약범 사형

사형 효과…“범죄 방지” vs “효과 없어”

싱가포르 정부가 마약 사범들에 대해 교수형을 집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남녀 각 1명으로 여성에 대한 교수형은 집행되면 20년 만에 처음이다. ‘변혁적 정의 모임’(TJC) 등 인권단체들은 25일 헤로인 50g을 밀매한 혐의로 유죄를 받은 56세 남성이 교수형에 처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형 집행 날짜는 26일이다.

세계일보

싱가포르 도심의 스카이라인. 싱가포르 도심의 모습. 싱가포르=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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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헤로인 밀매 혐의로 교도소 수감

사리데위 자마니오 알려진 45세 여성에 대해서도 28일 형 집행이 이뤄질 것이라고 인권단체들은 확인했다. 이 여성은 2018년 헤로인 30g가량을 밀매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28일 형이 집행되면 싱가포르에서는 미용사가 마약 밀매 혐의로 교수형에 처해진 2004년 이후 처음으로 여성 사형수가 생기게 된다. 지난 4월 말 대마 밀매 혐의로 40대 남성에 대한 집행된 이후로는 거의 3개월 만에 다시 사형이 집행되는 것이다.

인권단체들은 이들 수감자 2명에 대한 교수형 방침과 집행일시가 가족에게 통보됐다고 밝혔다. 이들이 수감돼 있는 곳으로 알려진 창이교도소와 교정당국은 이에 대한 언론의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싱가포르는 살인과 일부 형태의 납치 등 특정 범죄자에 대해 사형을 부과한다. 마약 소지 혹은 밀매 등에 관해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법을 적용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대마초 500g 이상과 헤로인 15g을 밀매하면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때에 2년 동안 사형집행을 중단했지만, 2022년 재개한 뒤에는 교수형에 처해진 이들이 최소 13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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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머라이언 동상 인근을 찾은 관광객들의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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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웃나라는 처벌 완화…태국 대마초 거래 합법화

국제앰네스티는 25일 싱가포르 정부에 사형 집행을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엠네스티는 “싱가포르 정부가 마약 단속이라는 명목으로 잔혹한 사형 집행을 계속 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사형이 마약의 사용을 억제하거나 효과를 발휘한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각국이 사형제를 폐지하고 마약 정책을 개혁하고 있지만, 싱가포르는 어느 것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사형집행이 마약 밀매 등 범죄 방지에 효과적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인권단체 등은 사형 제도가 실질적인 마약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인권전문가들에 따르면 마약 사범에 대해 사형이 가능한 나라는 싱가포르 등 30개국이 넘는다. 국제앰네스티는 지난해 사형을 집행한 나라는 싱가포르와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4개국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베트남도 마약 범죄와 관련해 사형집행을 하는 나라로 파악되고 있지만, 집행 건수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마약 범죄에 대한 싱가포르의 엄격한 법집행은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ASEAN) 일부 회원국의 완화 움직임과는 대조적이다. 태국은 대마초 거래를 합법화한 상태다. 말레이시아는 2018년 이후 사형집행을 하지 않았으며, 마약과 관련된 중범죄 행위자를 무조건 사형하는 ‘사형 선고 의무제’도 올해 없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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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현 기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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