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철 직접민주마을자치 전국민회 상임의장]
합계출산율 0.78. 한국의 저출산율은 국정의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하는 상황이지만, 입체적인 해법이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대통령이 직접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회의를 주재했지만, 파격적인 해법은 제시되지 않았다.
이에 문화인류학 박사인 임진철 직접민주마을자치 전국민회 상임의장이 5년의 연구 끝에 저출산과 지방소멸에 대한 해법을 제시했다. 저자는 인구절벽에 처한 한국의 저출산 문제의 원인을 짚고 저출산 극복 모범국가인 프랑스의 성공사례를 소개, 저출산 문제를 지방소멸 문제와 연결 지었다.
저자는 이 같은 내용을 지난 4월 '2023년 한국행정학회 춘계학술대회' 제3회의 제4분과 '지방소멸과 정책적 대응:풀뿌리 분권자치제도 도입방안'에서 발표했으며, 이를 상·중·하 세 편으로 나눠 소개한다. 편집자
저출산과 지방소멸극복의 해법1: 아이 기르기좋은 마을환경 만들기
현재 한국에서 저출산과 지방(농산어촌지역)소멸 극복의 가장 빠른 해법은 한국 사회를 아이 기르기 좋은 마을환경으로 재구축하는 것이고, 그 다음으로는 농산어촌을 청년들의 유토피아존(Utopia Zone)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먼저 한국 사회를 아이 기르기 좋은 마을환경으로 재구축하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
인디언의 속담 중에 '한 아이를 기르는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한 아이를 길러내는 데에는 부모들만의 독박육아로서는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전통적 마을공동체 사회에서는 형과 누나 삼촌·이모·할머니, 할아버지의 손(手)과 관심 돌봄이 있었기에 한가족당 7~8명의 자녀를 기를 수 있었다. 지금도 '독박육아'가 아니라 '공동체육아' 시스템을 운영하는 생태마을 공동체인 밝은누리 마을(강원 홍천), 오늘공동체(서울 도봉) 등에서는 한 가정에 3명 이상의 아이들을 두는 경우가 자연스럽다.
이러한 측면을 생각해볼 때,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잃어버린 사회적 자본과 신뢰 경제를 되찾는 사회적 경제를 일으키고, 갈가리 찢기고 해체된 마을공동체를 복원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지금껏 한국은 경제성장 체제를 뒷받침하는 주식회사 기반의 시장경제 시스템 중심으로 국가운영을 해왔다. 이제는 저출산 고령화 사회를 지속가능케하는 돌봄복지 체제를 뒷받침하기 위해서 협동조합 기반의 사회적경제 비율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협동조합청(협동사회경제부)을 신설하고 광역 지역별로 공공은행을 설립하며, 읍면동 단위에는 마을기금을 만들어 가는 일을 서두르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마을공동체의 복원이 중요하다면, 전통마을 공동체로 돌아가야 하는가? 아닐 것이다. 탄소중립 시대에 걸맞은 21세기형 15분 거리 생활권 마을공동체 단위로 사회가 재조직되어야 한다. 이미 프랑스 등 많은 유럽 국가들에서 추진되고 있다. 이게 가능해지려면 위로부터는 국가적 분권 자치가 이루어져야 하고, 아래로부터는 사회적 우정과 돌봄이 있는 촘촘한 마을공동체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마을공동체야 말로 아이와 노인과 사회적 약자의 돌봄체제 역할을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사회정치문화적 기초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마을공동체가 이러한 역할을 실제적이고 전면적으로 가능케 하는 것은 직접민주주의 마을공화국(마을자치정부체제) 건설과 사회적경제 기반의 지역순환경제의 건설이다. 뿐만 아니라 지방정부를 통해서 지역별 공공은행을 설립하고, 이를 통해 소멸해 가는 지방대학을 15차 융복합 창의산업과 협동조합형 돌봄산업의 창업거점 대학으로 전환시켜나간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0.7명대 출산율은 거대한 체제 변화가 있을 때나 등장할 수 있는 수치이다. 한국은 어떤 내적 격변을 거쳤기에, 이런 수치에 도달하게 되었을까. 이에 대한 원인을 차형석 <시사IN> 편집국장은 2023년 3월 6일 자 <시사IN>의 '한국 출산율은 어쩌다 0.78명이 되었을까'에서, '연애하고 결혼하며 아이를 낳아 기르는 생애 모델'의 붕괴에서 찾고 있다. 아버지 할아버지 세대들이 살았던 시기는 '지금은 어렵지만 뭔가를 열심히 하면 되는 시대'였고, 그랬기에 미래에 희망이 있었다. 그러나 오늘의 청년들에게는 고도경제 성장시대를 살았던 아버지 할아버지 세대의 이러한 모델이 통하지 않는다.
미래의 희망은 보이지 않고 승자독식 각자도생 모래알 사회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청년 세대들을 이해할 수 있는 열쇳말은 '불안감'이다.이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는 대부분의 청년들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은 연애·결혼·출산·내집마련·인간관계·꿈과 희망을 포기하고 '7포 세대'로 살아가는 것이다. 단 여기서 제외될 수 있는 계층은 아빠 찬스를 입을 수 있는 금·은수저 청년들뿐이다.
저출산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이 '청년세대 비명'의 다른 한 측면이다. 이런 차원에서 보면 저출산 극복의 해법은 청년들에게 비명이 아니라 웃음 꽃을 피울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는 데서 찾아야 할 것이다. 즉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이 부담이나 짐이 아니라 기쁨이 되고 희망이 되며 행복이 되는 사회 여건을 만드는 것이 저출산 대책의 근본 해법인 것이다. 이에 걸림돌이 되는 시스템이나 정책과는 과감히 결별하고 판을 완전히 새로 짜야 한다. 기존의 체제와 시스템 안에서 아무리 예산을 퍼붓고 출산육아 환경을 만들어 본들 그 정책 효과는 거의 없을 것이다. 16년 동안 280조 원 예산을 퍼부었는데 그 성적표가 OECD국가 평균 출산율의 절반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은 이를 입증하고 있지 않은가?
앞서 프랑스의 성공사례에서 보듯이 저출산 인구절벽의 위기를 타개하는 대책은, 일자리·주거·육아·교육·이민 등 모든 국가 정책 전반을 앞서 이야기한 근본 해법의 관점에서 재설계를 해야 할 것이다. 근본해법의 관점에서 저출산 문제 해결을 국정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관련 정책에 인적·물적 자원을 과감하게 쏟아붓는 것 말고는 달리 뾰족한 방법이 있을 수 없다.
국가 멸절의 인구절벽 위기 앞에서 한국은 큰 틀에서의 미래국가 청사진을 그려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후진국의 젊은이들을 수혈하는 다민족 이민국가 체제를 준비하거나 아니면 출산율 제고에 최적화된 프랑스식 마을자치(꼬뮨자치) 기반 분권자치연방국가를 준비하든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프랑스도 25년여 전 우리와 같은 중앙집권 행정체제하에서 저출산율에 고민을 했으나 지금은 꼬뮨자치 기반 분권자치 연방국가 체제로 전환함으로써 적정 출산율 1.8 국가가 되었다.
국가적 분권자치 체제의 성공 여부는 지역자립시스템 기반의 마을공화국(마을자치 정부 체제)의 안착 여부에 달려있기에 풀뿌리 직접 민주주의 마을공화국 운동의 발전이 중요하다. 마을공화국은 사람의 모듬살이 가운데 가장 작으면서 최적의 규모다. 하지만 참새가 작아도 오장육부를 갖추고 있듯이 마을공화국도 사람사는 데 필요한 오장육부의 기능이 모두 필요하다. 그런데 이러한 기능들은 자급 자족적이어야 하고 자립적일 때 지속가능하다. 마을공화국은 참새 오장육부와 같은 분야별 통합시스템이 필요하다. 거칠게 분야별 영역을 열거해 보면 다음과 같다.
① 마을이념-마을공동체사상, 화백민주주의, 생명지역주의
② 마을정치-마을회의·마을의제·갈등해결
③ 마을경제-민본경제·마을경제계획·마을창업
④ 마을교육-대안교육·자치교육·교육프로그램
⑤ 마을의료-마을주치의·자연치유·사회적 농업
⑥ 마을문화-문화기획·마을밴드·마을잔치
⑦ 마을복지-마을복지기획, 아동청소년·노인 돌봄체계
⑧ 마을금융-공동체금융·지역화폐·디지털화폐
⑨ 마을미디어-마을뉴스·지역공동체앱·마을도서관
⑩ 에너지문제-에너지자립마을·에너지자립·마을그린뉴딜
⑪ 식량문제-친환경농업·푸드플랜·도시농업
⑫ 마을 의생활-슬로라이프디자인·마을공방·천연염색
⑬ 마을 식생활-슬로푸드·마을잔치 레시피·마을식문화
⑭ 마을 주생활-마을건축·공동체건축·온돌문화
⑮ 마을재생-마을경관재생, 지역재생, 마을폐교 재생
⑯ 마을과학-시민과학, 적정기술, 생활지혜 노하우
앞서 언급한 분야별 통합시스템 가운데서도 먼저 에너지·식량·교육·의료·문화·경제 등과 같은 융복합 자립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마을공화국운동은 자립, 순환, 분산의 지속가능한 지역개발시스템 정립에 공헌해야 하는데, 그 가운데서도 지역자립시스템 구축이 최우선이다. 왜냐하면 산업문명사회시기 지역사회의 공동체시스템과 지역자립시스템이 산산조각으로 형해화되었거나 공동화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마을공화국운동은 초록문명 생명사회를 예비하는 '지역자립 시스템의 재구축 전략'으로 21세기 유토피아존(Utopia Zone)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지역자립 시스템으로서 재구축해야 할 분야를 요목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탄소배출제로 에너지 자립 시스템
② 15차 융복합 창의산업 기반 식량자립 시스템
③ 마을대학원(代學園) 기반의 평생교육자립 시스템
④ 3세대 공감 공동체 기반 의료자립 시스템
⑤ 풍류인문학과 잔치마당 기반의 문화자립 시스템
⑥ 직접숙의민주주의와 소통공감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마을 민회 기반의 마을공화국(마을자치정부체제) 정치자립 시스템
⑦ 적정기술 실용화 기반의 기술자립 시스템
⑧ 지역화폐와 블록체인 기반의 금융자립 시스템
저출산과 지방소멸극복의 방책을 세움에 있어서 위와 같은 문제의식과 아이디어를 실천적으로 시도하는 곳이 있다.
대한민국에서 공동체문화가 가장 많이 보존되어 있는 곳으로 회자되는 전라남도 진도군이다. 진도군이 추진하고 있는 것은 소·행·성 마을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의 일환인 진도군 고군면 연동마을의 '소·행·성 마을공동체'는 행정안전부 주관 인구감소대응 경진대회에서 '우수사례'로 선정되고, 재정 인센티브 5억 원을 받은 바 있다.
□ 진도군, 소행성 마을공동체…인구감소 대응 우수사례(<시사매거진> 2022년 12월 16일)
이곳 연동마을의 사례는 민(民)이 먼저 초기 모델을 만들고 관(官)이 밀어주어 성공적으로 안착하게 하는, 선민후관(先民後官)거버넌스의 우수사례이다. 이 '소·행·성 마을공동체' 모델을 진도군 전체로 확산시키는 프로젝트를 디자인하며 컨설턴트로 활약하는 임수민 전남사회적 경제연구소 소장은 이 마을 프로젝트를 3(삼돌이)-3(삼대)-3(삼축)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필자도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협업(co-work)하고 있다.
소·행·성 마을프로젝트는 일종의 전환마을 프로젝트인데, 전환마을은 생명지역주의와 공동체성에 기반하여 기존의 마을을 '탈바꿈'시키고 '재도약' 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임수민 소장의 3(삼돌이)-3(삼대)-3(삼축) 전략은 탈바꿈과 재도약의 전환마을 전략과 귀농귀촌 성공전략 그리고 15차 융복합 창의산업 삼축전략의 융합전략이다.
여기서 삼돌이라 함은 박힌 돌(원주민) - 돌아온 돌(귀향인) - 굴러들어 온 돌(귀농귀촌인)을 의미한다. 귀농귀촌의 경우 박힌 돌(원주민)과 굴러들어 온 돌(귀농귀촌인)의 갈등이 실패 사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이에 반해 성공사례의 경우 삼돌이의 협업에 기인한 바가 많다. 귀향인(돌아온 돌)은 고향 농촌에서 나고 자라 서울 등 도시생활을 하였기에 원주민(박힌 돌)과 귀농귀촌인(굴러 들어온 돌)의 정서와 마인드를 잘 안다. 그러기에 원주민과 귀농귀촌인과의 관계에 있어서 소통과 협업의 윤활유나 계면활성제 역할을 잘 해낸다. 이런 면에서 귀농귀촌 정책과 농산어촌 유토피아 프로젝트에 있어서 삼돌이 전략은 핵심적 요인에 가깝다.
다음으로 삼대는 할아버지(할머니)-아버지(어머니)-손자(손녀)라는 삼대(三代)를 일컫는 것으로, 이러한 삼대로 마을구성을 해야 그 마을의 지속가능성과 발전을 기약할 수 있는 것이다.그동안 시도되었던 은퇴자 마을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삼대(三代)의 인적구성의 부재에 연유한다.
마지막으로 삼축(三軸)은 필자의 '15차 융복합 창의산업론'의 비즈니스 무대로서 농산어촌-도시-해외라는 삼축(三軸)을 의미한다. 15차융복합 창의산업은 지역지구화(Lobalization) 전략에 기반한 4차산업혁명 인공지능 로봇 기반 시대의 산업 대안이라 할 수 있는데,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5차 융복합 창의 산업이란 비즈니스 주체가 4차 산업혁명의 물결과 함께 도래하는 초록문명 생명사회(Eco-dream Society)의 흐름과 궤를 같이하고, 농산어촌을 기반으로 도시와 해외가 삼축(三軸)으로 유기적으로 결합된 지역순환경제의 구축 그리고 제 산업이 농림어업과 문화예술에 결합하며 꿈과 감성의 드림소사이어티(dream society) 흐름으로 나아가는 가운데 나타나는 융복합적 창의산업(1차+2차+3차+4차+5차=15차)을 일컫는다.
▪1차 산업: 농업, 목축업, 임업, 수산업 등
▪2차 산업: 제조공업, 광업 등의 가공 산업
▪3차 산업: 상업, 운수업, 금융·보험업, 통신업, 자유업, 창고업 등의 서비스업
▪4차 산업: 정보, 의료, 교육 등의 지식집약적 서비스 산업
▪5차 산업: 취미, 오락, 패션, 레포츠, 음식 등 문화관광 산업 과 인문예술 산업
(5차 산업 직업 종류: 시나리오작가, 영화 감독, 가수, 스포츠 선수, 만화가, 프로게이머, 연예 매니저, 패션 모델, 디자이너, 파티쉐, 푸드 코디네이터 등)
일별하여 설명해 보면, 소·행·성 마을 프로젝트는 위와 같은 문제의식과 3-3-3 마을인구리더팀 전략으로 진도군의 242개 자연마을을 20여 개 자연부락(里단위) 단위로 묶은 컴팩트 타운(compact town) 10여 개를 조성하고, 각기의 컴팩트 타운 중심에 밀집주거 생활공간(Co_Living Village)을 조성하는 전환마을 프로젝트이다.
이에 대하여 임수민 소장은 "소(소통)-행(행복)-성(성장·성숙) 프로젝트는 지방소멸과 양극화, 저출산, 기후위기 등을 복합적으로 대응하는 지역혁신 솔루션이자 새로운 시대 인간 삶의 융합솔루션"이라했다.
이 프로젝트가 융합 솔루션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단 하나의 뇌는 없다는 사회적 뇌의 사회신경과학을 학문적 기반으로 하고, 순환경제사회 패러다임 기반 '축의 대전환'이라는 시대적 통찰을 과정에 투영하여, 인공지능 로봇과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시대 초연결사회의 합의적 가치 연대로 지역혁신을 이끌어내어, 지속가능 미래사회를 결과물로 도출하기 때문이다.
임수민 소장은 진도군의 이러한 실험적 프로젝트가 600만 청년 1인 가구의 희망 없는 삶에 출로를 열어주고, 출산율 0.78의 헬조선을 극복하는 모델로서 자리매김 되기를 희망했다.
▲ 서울시내 한 구청에 설치된 출생 축하 용품 안내문.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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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과 지방소멸극복의 해법 2: 농산어촌 유토피아 프로젝트
저출산과 지방(농산어촌지역)소멸 극복의 두 번째 해법은 청년들로 하여금 15차 융복합 창의산업 기반하에 농산어촌 유토피아 프로젝트를 통하여 그들 스스로, 즉 선민후관(先民後官)의 방식으로 농산어촌을 유토피아존(Utopia Zone)으로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15차 융복합 창의산업은 농산어촌-도시-해외가 삼중적으로 연계되고 지역 특색의 적정기술과 첨단기술과 문화예술을 융합하여 전개하는 비즈니스 패러다임이다. 그러기에 이 프로젝트는 한국 사회에서 의식과 두뇌 양면에서 가장 선진적이고 도전정신과 벤처 마인드가 충일한 청년 집단들에 의하여 추진될 것이다.
그런데 프랑스의 성공사례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저출산 극복과 농산어촌 유토피아 프로젝트는 어느 한 단위나 부문의 노력 가지고는 불가능에 가깝다. 마을공동체(마을자치정부 체제)와 지방정부·중앙정부의 공동노력과 민관산학연(民官産學硏)의 협력협업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특히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국가행정 시스템 자체가 도농상생 에코메갈로폴리스(Eco-Megalopolis) 연방국가체제로 전환될 때 그 성공의 꽃을 활짝 피울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저출산극복의 근본해법의 관점은 청년들에게 비명이 아니라 웃음 꽃이 피도록 해야 하고,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이 부담이나 짐이 아니라 기쁨이 되고 희망이 되며 행복이 되는 사회 여건을 만드는 것이라 했다.
그렇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로, 청년들로 하여금 농산어촌을 유토피아존(Utopia Zone)으로 만들 수 있도록 파격적으로 도와주는 국가정책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청년들에게 일자리와 양질의 집과 공동체적 육아등을 한꺼번에 제공할 수 있는 공간적 여유와 자원이 구비되어 있는 곳은 농산어촌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청년들에게 자율성과 주체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관치행정의 포로가 되지 않도록 '지원하고 관심을 가지되 간섭하지 않는다'라는 자율자치 행정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
이에 걸맞은 시도가 한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3월 13일 서울 프레스 센터에서 농촌유토피아연구소 주관으로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와 전남 곡성, 충북 괴산, 충남 금산, 전북 김제, 경북 문경, 경남 의령, 강원 횡성 등 7개 지자체는 농산어촌 유토피아 선도마을 추진협약식을 열었다. 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놓인 7개 농촌 지방자치단체가 저출산·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해 탄소중립·재정자립 등을 핵심으로 하는 '농촌유토피아 선도마을'을 함께 조성하기로 한 것이다.
앞서 진도군의 소.행.성 마을 프로젝트가 기존의 마을을 탈바꿈과 재도약의 전환마을 접근법이라면, 농촌유토피아 선도마을은 새로운 터전 위에 마을공동체를 건립하는 독립마을 유형에 가깝다.
농촌유토피아 선도마을은 '시민은 삶의 질을 개선하고, 기업은 ESG를 추구하고, 정부는 국가균형발전을 이루며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인 민·관·산·학·연 모델'이다. 이 모델은 주거, 일자리, 경제, 문화, 교육, 의료, 복지, 에너지,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립을 추구하는 50호 내외의 신규마을로서, 주변 도시와 기존 농촌마을과 상생하며 신재생에너지를 적극 활용하고 스마트팜 조성과 토종작물 재배 등을 통해 인구증가, 식량자립, 재정자립, 탄소중립, 기본소득을 구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 '소멸 위기' 7개 농촌 지자체, 유토피아 선도마을 추진 협약(KBS 2023.03.13)
이 운동을 추진하는 장원 농촌유토피아 연구소 & 농촌유토피아대학원 대표는 농산어촌 유토피아 선도마을은 웹 3.0 + 출산율 3.0 + 어메니티 3.0의 구현을 목적으로하고 있다며, 출산율 3.0 시대를 위한 8가지 방책(Rainbows)을 제시했다.
➀ Recompense 출산에 보답하라(주거·일자리)
➁ Amenity 삶의 질을 높여라(행복할 권리)
➂ Immigration 이민정책을 바꿔라(규제 완화)
➃ Nursery 보육을 책임져라(아이돌봄 시스템)
➄ Bihon 비혼도 존중하라(비혼 불이익 제거)
⑥ Outlet 청년들에게 출구를 열어주라(기회 보장)
⑦ Workinghours 근무시간을 줄여라(개인시간 최대화)
⑧ Symbiosis 상생을 도모하라(농촌공동체 활성화)
동시에 농촌유토피아 선도마을의 출산율 증가 대책도 다음과 같이 제시하면서, 이것이 실현된다면 출산율 3.0 실현은 어렵지 않다고 했다.
➀ 기본소득(가구당 월 50~100만 원) 제공으로 경제안정
➁ 다양한 임대주택, 분양주택, 일시주택으로 주거지원
➂ 자체적으로(스마트팜, 태양광시설 등)로 고용창출
➃ 의료·보육·복지 시스템(마을주치의 외)으로 육아지원
➄ 주 24시간(주4일, 일6시간) 근무로 충분한 개인시간 보장
"자연발생적인 사회문화적 변화는 100년이 걸리지만 제도화가 마련되면 10년 만에 변화를 도출해 낼 수 있다."
이 말은 미국의 신제도 경제학자로서 2009년 엘리노어 오스트롬과 함께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올리버 E. 윌리엄슨 (Oliver E. Wil liamson)의 말이다.
고도성장 중앙집권 통치체제 시대에는 '연애하고 결혼하며 아이를 낳아 기르는 생애 모델'이 통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저성장 수축사회와 저출산시대에는 그러한 모델이 통하지 않는다. 그러기에 아이 기르기좋은 마을환경에 최적화된 분권자치 체제를 도입해야만 하고 그렇게 해야 만이 적정 출산율 1.5~2.0%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저출산 지방소멸 대응을 국정의 최우선 순위로 실천하는 총괄부처의 신설이 필요하다.
프랑스는 중앙집권체제국가이었으나 분권자치시스템을 융합하여 아이 기르기 좋은 꼬뮨 기반의 분권자치연방국가를 만들어 저출산극복 모범국가가 되었다. 이러한 프랑스 등을 참고하여 획기적인 분권자치 연방국가 기획과 함께 출산율 제고를 위한 각종 제도 계획을 실행하며, 2007년부터 16년 동안 퍼부은 저출산 대책예산 280조의 절반이라도 농산어촌과 청년들에게 퍼부어 보라! 그러면 분명 올리버 E. 윌리엄슨의 말대로 한국은 10년 만에 저출산 극복의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임진철 직접민주마을자치 전국민회 상임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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