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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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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되고 싶으면 유튜버 해야"...'가짜뉴스' 퍼트려도 못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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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MT리포트] 정치 유튜버의 세계①

[편집자주] '정치 과잉'의 대한민국, 그 중심에 '정치 유튜버'들이 있다. 복잡한 정치 현안을 쉽게 알려주지만 때론 가짜뉴스의 온상, 정치 양극화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치 유튜버가 장관이 되는 시대, 그들의 세계를 들여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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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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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장·차관이 되려면 정치 유튜브를 해야 하는 시대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단행한 개각을 보고 고위 관료가 한 말이다. 21일 국회에서 인사청문회를 치른 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구독자 24만명의 정치 유튜버였다. '김영호 교수의 세상 읽기' 채널을 통해 김 후보자는 지난해까지 5년 동안 약 3억7000만원 수익을 올렸다. 김채환 신임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도 '김채환의 시사이다'란 보수 성향의 채널을 운영하던 구독자 54만명의 스타 유튜버였다.

유튜브와 제도권 정치권 사이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정치 유튜버가 내각에 들어가 직접 국정을 운영하는 시대가 열렸다. 해설가 또는 훈수꾼에 머물지 않고 직접 플레이어로 뛴다. 반대로 대통령,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등 선출직 정치인들도 유튜브를 통해 '팬덤'을 모으고 국민들과 소통한다. 가짜뉴스와 정치 양극화란 그림자를 가진 유튜브와 제도권 정치의 결합이란 새로운 실험이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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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채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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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유튜버와 정치권의 밀착

유튜버들의 제도권 정치 진출은 올 초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부터 본격화됐다. 당시 정치 유튜버들이 대거 출사표를 던졌다. 유튜브 채널 '따따부따'의 민영삼 전 윤석열 대선캠프 국민통합특보(현 당대표 특보), '가로세로연구소' 김세의 대표, '신의한수' 신혜식 대표는 최고위원에, 김건희 여사 팬클럽 '건희사랑' 전 대표로서 유튜브 채널 '강신업TV'를 운영하는 강신업 변호사는 대표에 도전했다. 비록 아무도 선출되진 못했지만 1차 컷오프를 통과한 민 전 특보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특보로 임명됐다.

지난달 한국자유총연맹은 미디어분과 자문위원으로 보수 유튜버들을 대거 위촉했다. 이들 중 일부는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됐던 인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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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채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이 운영하던 유튜브 채널. 현재는 영상이 모두 삭제된 상태다.


유튜버와의 밀착은 야당도 마찬가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진보 유튜브 채널 '김성수TV 성수대로' 채팅창에 등장해 지지자 결집을 호소하고, "슈퍼챗(후원금)을 쏴주자"고 독려했다.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서 보듯 인민주의적, 포퓰리스트적 경향이 전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역사가 짧으니 더욱 양극화가 극심하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 방송사 앵커가 청와대에 들어가서 후배들한테 욕먹었다면 이제 이념적으로 동기화된 사람들이 유튜브를 하다 정부에 가는 것"이라며 "여야할 것 없이 그런 사람들을 가져다 쓰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100만 구독자' 정치 유튜브 1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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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미디어법률단 원영섭 단장과 김혜란 위원이 21일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혐의로 유튜버 김어준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앞서 김씨는 20일 오전 자신의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초등 교사 극단선택과 관련해 "그 사안에 현직 정치인이 연루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며 "국민의힘 소속 3선으로 저는 알고 있는데 전혀 보도가 없다"고 말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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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이 유튜버를 필요로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지상파 방송과 신문 등 기성 언론의 영향력이 줄어든 반면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은 막강해졌기 때문이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의 취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100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정치 유튜브 채널만 11개에 달한다.

정치 유튜브가 사실상 언론의 역할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은 정치 유튜버들과 소통하며 여론을 파악하고 있다. 유튜브의 영향력이 커지다 보니 인재들도 몰린다. 유튜버를 직업으로 삼는 이들도 있지만 교수, 방송인, 전문가 등이 겸업하기도 한다.

여권 관계자는 "미디어가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유튜버가 취미활동에서 하나의 직업, 언론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유튜브가 정치 양극화를 부추기고 가짜뉴스의 창구가 되기도 하지만 기존 언론이 하지 못한 기능을 유튜브가 해결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가짜뉴스' '정치 양극화' 부추기는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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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유튜브는 한쪽 진영으로 편향돼야 조회수가 늘어난다. 유튜브의 알고리즘 추천 기능에 따른 '필터 버블(Filter Bubble)' 현상 때문이다. 자연스레 정치 유튜버들은 극단적인 주장을 펴게 되고, 이는 정치 양극화를 심화시킨다. 때론 정치 유튜브가 가짜뉴스의 온상이 되기도 한다. 유튜브의 경우 '방송'이 아닌 ' '정보통신' 콘텐츠로 분류돼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제재가 어렵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권이 제 역할을 해야 하는데 오히려 정치 유튜버들한테 휩쓸리니 문제"라며 "갈등을 관리하고 합리적 정치 과정으로 가져가는 게 정치의 역할인데 정치가 멈춰 있고, 오히려 갈등을 동원하고 조장해 선거에 활용하려고만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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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언론사 서울의소리가 24일 윤석열 대통령의 자택인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앞에서 '양산시위 비호행위 규탄과 김건희 여사 구속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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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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