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해 항해 모든 선박 군화물선 취급”
오데사항 공습에 곡물 수출 인프라 손상
“흑해 곡물 수송 나설 선박 사라질 것”
우크리이나 키이우 인근에서 밀이 수확되고 있다. [EP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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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흑해 곡물 협정이 러시아의 무대응으로 종료된 가운데 러시아 국방부가 흑해에서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선박을 적대시하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산 곡물 수출길이 위협받으면서 밀 등 곡물가는 개전 이후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19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흑해에서 우크라이나 항구로 항해하는 모든 선박에 대해 다음날부터 군용화물을 운송하는 선박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흑해 국제 수역의 북서부 및 남동부 지역의 여러 해역이 일시적으로 항해하기에 위험한 것으로 선언됐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앞서 17일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허용하는 협정에 대한 참여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드리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의 요구가 반영될 경우 즉시 협정으로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협정을 통해 자국의 곡물과 비료가 제대로 수출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국영 방송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흑해 곡물 협정과 관련해 “노골적인 오만과 뻔뻔함, 약속과 공허한 잡담으로 일관했다”며 서방 측을 비난했다. 그러면서 “식량과 비료 공급을 지원하는 러시아 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모든 장애물을 제거해야 하며 여기에는 국제 은행 결제 시스템(SWIFT)과의 즉각적인 연결이 포함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러시아군은 이틀 연속 우크라이나의 주요 곡물 수출 기지인 오데사 항을 순항 미사일과 샤헤드 공격 드론으로 공습했다.
우크라이나 농업부에 따르면 이번 공격으로 흑해 곡물 협정의 일환으로 사용되던 항구 인프라가 손상됐다. 농업부는 손상된 시설을 완전히 복원하는 데 최소 1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항구에 쌓여있던 곡물 6만t도 불에 탔다.
미콜라 솔스키 농업부 장관은 “이것은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전세계에 대한 테러 행위”라며 “인류는 기아로 세계를 협박하는 테러리스트 국가에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의도적으로 곡물 거래 인프라를 표적으로 삼았다”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갈등이 곡물 수출로 옮겨지면서 세계 곡물시장도 꿈틀대고 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세계 곡물 시장에서 9월 인도분 밀 선물은 이날 8% 가까이 급등, 부셸당 7.225달러를 기록하면서 3주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12월 인도분 옥수수 가격은 2.2% 오른 5.4625달러를 기록했다.
잭 스코빌 더프라이스퓨처스그룹 부사장은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및 러시아 곡물 수송에 선뜻 나설 선주나 선박보험회사가 나올 가능성이 줄고 있다”며 “전세계가 두 나라 밀에 접근하는 데 상당한 제약을 받게 됐다”며 전세계 식량 위기를 우려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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